신조어 작년 408개 생겼다. : 2003-02-10

    지난 한해동안 408개의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2002년 2월부터 8월까지 주요 중앙일간지의 문장과 방송뉴스 언어를 분석, 신조어 408개를 포함해 모두 2696개의 신어에 대한 어원과 뜻풀이 출전 등을 포함한 `2002년 신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조어가 가장 많이 생긴 사건은 4강 신화를 달성해 온국민을 열광케 했던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감독 히딩크의 경영방법 및 철학을 배우자는 `히딩크학'을 비롯해 월드컵으로 때 아니게 홀로 된 부인들을 가르키는 `월드컵 위도(Worldcup Widow)',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껴안으며 기쁨을 표현하는 `퐁족(抱擁族)' 등이 있다.

    또한 12월에 치러진 제16대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신조어도 많았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구설수에 적지 않게 올랐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화법을 `모럴 해저드(Moral hazardㆍ도덕적 해이)'로 견준 `오럴 해저드(Oral hazard)', 노 당선자의 당선이후 갑자기 칭찬 일변도로 변한 언론의 논조를 풍자한 `노비어천가(盧飛御天歌)' 대선선거 위반장면을 고발하는 `표파라치/대파라치' 등이 있다.

    이밖에 자동차 위반장면을 사진 찍는 `카파라치', 무단 쓰레기투기를 잡는 `쓰파라치' 등 유명인의 사진을 몰래 찍어 파는 이탈리아어 `파파라치'에서 나온 말도 적지 않았다. 이밖에 `명품족' `모바일오피스족' `복권족' `인라인스케이트족' `캠핑족' 등 족(族)을 어미로 붙인 말도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표현하는 인터넷 채팅 용어 `아햏햏하다'를 비롯해 `집으로족'이나 `우리가 남이냐족' 등 우리말의 어법에 맞지 않거나 부자연스러운 용어도 대거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정 (befriend@dt.co.kr)

     

     

    잘난 척하는 너 '무뇌충' : 2003-01-02


    '무뇌충을 아십니까?'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무뇌충'이라는 단어가 급속히 회자되고 있다.

      '무뇌충(無腦蟲)'은 네티즌이 그룹 HOT 출신 가수 '문희준'을 일컫는 별칭으로 말 그대로 '뇌가 없는 벌레'를 뜻한다. 국어사전에 없는 한자조합형 단어로 최근에는 그 뜻이 '아무 생각 없이 말하거나 실력도 없으면서 잘난 척만 하는 사람'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희준 안티팬들이 '문희준'의 이름을 '문희중' '무늬중' '무늬충' 등으로 변형해서 부르다 '무뇌충'으로 굳혀 부르면서 탄생한 새로운 단어다.

      문희준이 무뇌충으로 비난받는 큰 이유는 자칭 로커라며 김경호와 함께 한국 록을 이끌어가겠다고 한 것이 안티팬의 귀에 거슬린 것이다. 이들은 댄스음악을 하다 록으로 전공을 바꾼 지 1개월밖에 안돼 '절 로커로 불러 달라'고 하다니 어이없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안티팬에서 나온 무뇌충은 일반 네티즌에게도 퍼지면서 급기야 검색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그 유래를 정리할 정도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무뇌충의 어록까지 소개됐다. "저를 연예인이라 부르지 말아 달라. 아티스트의 길을 걷기로 했다." "하루에 오이 세개 먹었다. 록이 원래 배고픈 음악이잖아요." "이제 얼굴이 아니라 음악으로 승부하겠다." 등이 네티즌이 뽑은 황당 어록이다.

      무뇌충 패러디 이미지도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2002년 아햏햏이라는 인터넷 신조어를 유행시킨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김유식의 디시인사이드' 사이에서 활발하다. 대부분 영화 포스터에 문희준의 엽기적인 얼굴 표정을 패러디해 잘난 척하는 무뇌충을 꾸짖고 있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패러디한 '뇌충은 미친 놈이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격투장면을 패러디한 '얻어터지는 무뇌충'등 다양하다.

      문희준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무뇌충은 이제 문희준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아는 것 없으면서 잘난 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굳어지면서 타깃이 확대되고 있다. 축구선수 이천수와 가수 비가 새로운 무뇌충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기만 잘난 줄 안다." "본업보다는 다른 일에 더 열심이다." 등이 무뇌충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권오용 기자 bandy@hot.co.kr

     

     

    2002년 네티즌 엽기 유행어 : 2002-12-29


    '오노 같은 놈' '내 아를 낳아도'.
     

    2002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톡톡 튀고 발랄한 엽기 유행어가 많았다. 특히 인터넷이 일반화하면서 유행어도 네티즌에 의해 확대, 재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네티즌은 재미있고 재치있는 문구들을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했다. 유행어와 관련된 각종 이미지까지 나와 인터넷은 재치와 웃음바다가 됐다.

    ▲오노 같은 놈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오버액션'을 펼쳐 김동성 선수에게 고배를 들게 한 미국 쇼트트랙 선수 안톤 오노를 빗댄 말. 치사하고 비열한 짓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짐승만도 못한 놈'을 지칭할 때 사용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김동성은 꽃미남 스타일에 동정표까지 얻어 젊은 여성들의 우상이 됐다.

    ▲내 아를 낳아도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생활사투리' 코너에서 최근 등장한 유행어. 개그맨 박준형이 '너를 사랑해'의 경상도 버전을 묻자 김시덕이 강렬하고 야하게 빗대서 답한 말이다. 결혼을 원하는 연인들 사이에 프러포즈 멘트로 확산되고 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개그맨 김숙의 "니 내한테 반했나"도 구수하고 애교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햏햏 

    디지털카메라 유저들의 모임인 '디시인사이드'가 처음 만들어 네티즌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단어. '거시기'의 뜻을 갖고 있는 아햏햏은 "참 거시기하네" 등 황당하거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상태를 나타낼 때 쓰이는 네티즌만의 용어다. 이 용어는 '방법하다' '압박' '쌔우다' '햏자' 등의 관련어와 소피티아, 개죽이, 개벽이 등의 실물 캐릭터까지 탄생시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펠레의 저주, 단군의 저주

    지난 6월 월드컵 때 각종 '저주 시리즈'가 등장했다.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가 우승후보나 강호로 점찍은 팀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한다는 '펠레의 저주'에서부터 공이 골대를 맞혀 튕겨져 나온 팀은 진다는 '골대의 저주', 한국팀에 크게 이긴 팀들은 모두 월드컵에서 쓴맛을 본다는 '단군의 저주'까지 저주 시리즈가 월드컵의 재미를 더했다. 한 이동통신회사 광고에서 장나라가 '쪽쪽쪽' 뽀뽀를 하며 언급했던 선수들이 골을 넣는다는 '장나라의 저주'도 있었다.

    ▲니들이 게맛을 알어

    '노인과 바다'를 패러디해 만든 햄버거 CF에서 중견 탤런트 신구가 배에 누워 득도한 듯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 점잖은 이미지의 신구가 내뱉은 이 강렬한 문구는 "니들이 ××을 알어?" 등으로 패러디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용어는 한물간 세대라고 취급받는 기성세대들이 '연륜'을 무시하지 말라며 젊은층에 자신있게 던지는 통쾌한 한마디로 인식됐다.

    ▲기타

    독특하고 개성있는 유머와 '오버 행동'을 일컫는 '주접'이 인기를 끌어 동호회가 수백개씩 생기고 '주접남' '주접녀' 등은 어디서든 환영을 받기도 했다. 또 류승범·장나라 커플이 찍은 CF의 "안 갈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라는 멘트는 "××안 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로 변형돼 급속도로 확산됐다.

    '쿵스, 쿵스 쿵스 쿵쿵따쿵스쿵스 쿵스쿵스∼쿵쿵따 리 쿵쿵따∼'로 시작되는 '쿵쿵따 게임'은 온 국민의 게임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최고 히트어인 "종로는 긴또깡이 접수한다"를 패러디한 "××는 내가 접수한다" 등의 조폭 용어도 유행했다. 히딩크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한 카드회사의 CF의 문구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는 '여보,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으로 패러디됐다. 또 일에서 탈출해 떠나고 싶은 현대인의 꿈과 희망을 단번에 표현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열심히 일한 당신, 더 일해라' 등 허무 시리즈를 낳았다.

    이애경 기자 wasabi@hot.co.kr

     

     

    2002년 네티즌 엽기 유행어 : 2002-12-29


    '오노 같은 놈' '내 아를 낳아도'.
     

    2002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톡톡 튀고 발랄한 엽기 유행어가 많았다. 특히 인터넷이 일반화하면서 유행어도 네티즌에 의해 확대, 재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네티즌은 재미있고 재치있는 문구들을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했다. 유행어와 관련된 각종 이미지까지 나와 인터넷은 재치와 웃음바다가 됐다.

     

     

     

    인터넷 10대 사건 : 2002-12-27


    프리챌 커뮤니티 유료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은 지난 10월 '천천천(千仟天)'이라는 공지를 통해11월 14일 유료화를 단행할 것을 천명했다. 프래챌은 운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좀 더 향상된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110만개의 커뮤니티가 있는 프리챌의 이러한 발표는 커뮤니티 서비스 자체를 유료화 시킨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찬반논쟁이 벌어졌다. 프리챌의 유료화를 반대하는 모임들이 생겨났고, 다음과 네오위즈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네티즌들은 프리챌 운영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유료화 과정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해 온 실질적인 주체인 네티즌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료화 이후 20만개의 커뮤니티가 유료 등록을 해 예상과는 달리 '절반의 성공'이었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커뮤니티의 물리적 환경을 제공하는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만들고 성장시킨 네티즌이 함께 이득을 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남겼다.

    리니지 파문

    지난 10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 대해 '18세 이용가' 결정을 내렸다. 게임을 통한 폭력, 사기, 아이템 현금거래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게임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이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자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네티즌들은 영화의 사전심의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효과 없이 표현을 제한하는 억압으로만 기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문제로 지적되었던 플레이어 킬링(PK), 아이템 분실 등의 기능을 제한하는 자구책을 마련한 후 영등위의 재심의를 통해 '15세 이용가' 받아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등위의 게임에 대한 심의 기준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사회적 문제를 게임에 전가하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있다.

    아햏햏

    2002년 하반기 인터넷에는 '아햏햏'라는 새로운 유행어가 떠올랐다. 약 2년 동안 인터넷 트랜드를 장악했던 '엽기'대신 '아햏햏'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빠르게 번졌다.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의 게시판에서 시작된 이 단어는 '장승업', '개벽이' 등의 스타를 탄생시키며 '디지털 폐인'이라는 고유의 문화를 형성했다.

    서울대생의 적정 과외비 수준을 묻는 게시물에서 비롯된 일명 '서울대 과외 사건'을 비롯 이대 총학생회장의 군가산제 발언에 대한 논쟁, 코엑스 몰 안경점 사건 등 각종 사회적 논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동시에 '귀차니즘', '하오체' 등 자족적 문화를 형성하는 다중적 성격을 띄고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에 대해 디지털 폐인, 언어파괴 등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시각도 있지만 수 년간 형성되어온 인터넷 문화의 핵심들을 고유한 방식으로 계승하고있다는 점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다.

    e-폴리틱스 원년

    인터넷 정치정당을 표방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의 출현과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노사모의 활약 등 올 해 인터넷은 정치적 활동으로 뜨거웠다.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2년은 e-폴리틱스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7만 3천여명이 가입되어있는 노사모는 민주당 국민경선을 거치면서 노풍을 만들어냈고 인터넷 여론의 진원지 역할을 하는 등 한국사회에 새로운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냈다. 또 지난 11월 16 창당한 '개혁적 국민정당'은 현실 정치의 고비용, 중앙당 중심 구조를 극복하기위해 온라인을 기반 조직을 구성하고 활동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50여개의 지구당별 게시판이 마련되어 정치 문턱을 낮추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등 정당 운영과 구조에서 신선한 시도를 하고있다.

    인터넷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노사모'는 중앙선관위로부터 대선후보들의 사조직에 대해 '폐쇄명령'을 받는 등 인터넷과 정치의 접목이 아직 말끔히 정리되지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각종 게시판에서의 여론 형성 기능과 포털 사이트의 미디어적 가능성은 참여 민주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열고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있다.

    반미 열풍

    2002년 올해 인터넷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반미의 열풍이었다. 미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었다. 쇼트 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는 김동성이 편파판정으로 실격 처리되고 미국의 안톤 오노가 금매달을 받자 네티즌들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상황은 부시 행정부의 악의 축 발언, FX사업 논란 등과 맞물리면서 점점 악화되어갔다. 이러한 네티즌의 분위기를 감지한 인터넷 스타 '배칠수'는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의 전화통화를 패러디하여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월드컵 기간 중인 6월 13일 발생한 여중생 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반미감정은 최고조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사건에 대한 미국의 사과와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요구하며 거리로 몰려나왔다. 11월 30일부터 시작된 촛불시위는 지금까지도 매 주말마다 계속되고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있다.

    소리바다 폐쇄

    지난 7월 11일 법원이 ‘소리바다’에 대한 음반복제등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소리바다가 자신들이 소유한 음악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한국음반협회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법원의 판결로 소리바다의 서비스 금지 및 서버 가압류 상태에 처했고 많은 네티즌들은 법원의 판결에 반대하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가득 채웠다. 네티즌들은 “현재 음반산업의 불황은 음반산업의 구조 자체에 있는 것이지 MP3 복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는 주장과 함께 “유사 서비스와 기술이 있는 상태에서 소리바다의 폐쇄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소리바다’는 서비스를 중지했지만 곧 법률을 피하기 위해 중앙 서버에서 검색을 하지 않는 방식의 ‘소리바다2’ 서비스가 시작되어 운영되고 있다.

    전자 정부 출범

    전자정부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지 1년여만인 지난 11월 1일 출범한 전자 정부(www.egov.go.kr)는 인터넷을 통한 편리하고 투명한 행정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현재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등 4천여종에 이르는 주요 민원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처리할 수 있고 정부의 재정.인사.조달 등 핵심 행정 업무를 정보화함으로써 행정의 생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전자 정부 출범 후 1개월만에 등록회원수가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받고있으며, 행정서비스 절차나 내용에 관한 정보를 얻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내년 개인휴대단말기(PDA)·이동전화 등으로도 전자정부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 정부'도 구현할 방침이다.

    내용 등급제 논란

    몇 년째 논란이 계속되고있는 '내용 등급제'는 올해 6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 2001년 9월부터 시행하고있는 '인터넷 내용등급제'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차단 소프트웨어로 자동차단하도록 하는 기술등급제이다.

    청소년들을 유해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보호하기위한 제도라는 것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설명이었지만 유해 사이트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여 적용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과 국가에 의한 통제의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 지적되어왔었다.

    동성애자 사이트 엑스존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되자 이에 항의, 소송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6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와 동법 시행령 제16조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한편 '문화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대선후보들에게 수용을 촉구한 '정보사회 기본권 보장을 위한 33대 공약'에 인터넷 내용등급제의 폐지를 포함시키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있다.

    컨텐츠유료화

    2002년은 공짜문화가 만연되어있던 인터넷에 유료화의 바람이 불어닥친 한 해였다. 비즈니스 모델 부재라는 비판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던 인터넷기업들은 작년 말 아바타를 필두로 게임, 동영상, 교육 컨텐츠 등 각 분야에서 서비스 유료화를 단행했다.

    네티즌들의 유료화에 대한 저항이 심할 것이라는 초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와 컨텐츠의 유료화는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있어 유료화 분야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프리챌의 커뮤니티 유료화 과정에서 보여주듯 네티즌들이 절차나 의의에 동의해야 하고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만들어간다는 점을 파악해야만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팸메일과의 전쟁

    인터넷 공간의 초청받지 못한 손님인 스팸메일과의 전쟁이 올 한해 동안 계속되었다. 월평균 10∼20%대의 증가량을 보이고 있는 스팸과 이를 막기위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노력이 정면충돌 한 것.

    올 초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대량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업체들이 실명으로 메일을 발송하도록 하는 ‘온라인 우표제’를 도입했다. 또 정통부는 지난 7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 광고성전자메일에 광고표시 의무를 부과했고, 자신의 E메일이나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스팸메일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스팸메일 거부사이트 '노스팸'(www.nospam.go.kr)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한 조사에 의하면 최근 몇개월간 기업체를 대상으로 발송된 스팸이 기업에 따라 월평균 최소 13.1%에서 최대 31.5%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아직도 스팸메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부는 불법 스팸메일 발송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대처를 하고있어 당분간 이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디시인사이드' 김유식대표 : 2002-12-26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사회 전반에 걸쳐 유난히 크게 휘몰아친 세 가지 변화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한 젊은이들의 취향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그 변화의 대상이 남녀노소를 골고루 아우른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한 사회 현상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눈에 띄는 변화가 바로 ●디지털 카메라의 보편화 ●‘아햏햏’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는 폐인의 등장 ●사이버 시위의 상례화 알려진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대표(32)를 만났다.

    ●원조 네티즌이 만든 신나는 온라인

    김 대표의 오른손에는 구슬처럼 불룩하게 솟아오른 근육 결절이 있다. 검지를 움직일 때마다 손목 언저리에서 튀어오르는 근육 결절은 그가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마우스를 ‘클릭’해 왔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징표다. “90년대 초반에 PC통신을 접한 후 눈만 뜨면 컴퓨터에 딱 붙어 살았습니다. 우리 사이트에 유난히 폐인이 많은데, 제가 폐인의 원조인 셈이죠.” 컴퓨터와 눈이 맞은 그는 대학 시절부터 하이텔 유머 작가를 할 만큼 일찌감치 싹을 보였다. 일본 유학 시절 경험을 살려 93년에는 인터넷을 통해 노트북 등 전자 제품을 파는 일도 했다. 그러다 호기심이 많은 그의 눈길을 확 잡아끈 것이 바로 디지털 카메라다. 93년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산 후 그 매력에 푹 빠져버린 김씨는 각종 카메라를 구비해 제품의 장단점, 특징 등을 비교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를 모아 99년 7월 내놓은 것이 바로 디시인사이드다. “전자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면 누구나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 만큼 공급이 늘고 있는데도 국내에는 변변한 사이트가 없었거든요. 그 틈새를 노려 만들어낸 거죠.” 하지만 그의 사이트는 단지 디지털 카메라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만 끌어모으지않았다. 수익면에서 자본금 10억원에 연간 매출이 50억원대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하루 평균 방문객이 무려 20만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이트가 됐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 곳으로 끌어모으고 있을까. 그는 네티즌을 크게 얼리 어답터와 사이버 논객의 두 부류로 나눈다. 새로운 것은 뭐든지 가장 먼저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얼리 어답터’라면 인터넷 게시판을 종횡무진 누비는 온라인 칼럼니스트들이 바로 ‘사이버 논객’이다. 김씨는 이들 네티즌이 가장 흥미를 느낄 만한 메뉴를 던져줌으로써 단시간에 대박을 잡았다. 먼저 디시인사이드가 내놓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물건’은 새로운 것에 굶주렸던 얼리 어답터들을 열광시켰다. 수요는 한참 늘던 추세였지만 변변한 카메라 리뷰사이트가 없던 시절이라 브랜드·가격·화소별로 세분화한 리뷰를 올리고 공동구매를 시행한 디시인사이드는 단연 돋보였다. 또 하나 사진과 의견을 올리는 54개의 갤러리, 15개로 세분화한 게시판,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별로 마련된 갤러리와 게시판, 사용기와 구입기, 팁 게시판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된 토론의 장은 사이버 논객을 끌어모았다. 그는 “사실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게시판 관리에 전 직원이 매달려야 할 만큼 바빠졌지만 네티즌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내버려둔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한다. 게시판이 가장 잘 활성화한 디시인사이드는 마치 신흥 도시처럼 그들만의 문화와 색깔을 만들어내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햏햏, 우리는 디시폐인이오


    올여름 ‘아햏햏’이라는 신조어가 네티즌 사이에 대유행하면서 디시인사이드는 일반인에게도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됐다. 대체 아햏햏이라는 국적 불명의 단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알면 폐인들도 어떤 존재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주요 이용자 그룹인 폐인은 대부분 IT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하루 20시간 정도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렇다 보니 실시간 답글이 가능하고, 자신들끼리 놀거리를 만드는 데도 탁월한 순발력과 노하우를 발휘한다. 그 대표적인 놀이가 바로 ‘따라하기 놀이’다. 아햏햏은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오타였을 뿐이다. 그것을 누군가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웃음 소리와 감탄사를 대변하는 대명사가 돼버렸다. 또한 ‘햏’이라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글자는 비슷한 발음의 ‘행’을 대체해 폐인이 되기 위해 디시인사이드에서 수행하는 사람을 ‘햏자’라 칭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이다 보니 이용자들이 찍어 올린 사진들도 폐인 용어사전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올린 사진 속에 나온 ‘쓰레기를 쎄우지 말라’는 말은 ‘쎄우다’라는 듣도보도 못한 단어를 ‘~를 하다’라는 뜻을 가진 일반동사로 만들었다.‘ 방석 안 갓다 놓으면 방법한다’는 글이 적힌 사진이 알려지면서 ‘방법한다’는 말이 ‘혼내준다’는 말을 대신하기에 이른다. 항간에서는 국어 파괴의 주범이라느니 하면서 말이 많았지만 재치가 넘치는 그들의 말장난(?)은 악의적으로 보기엔 워낙 재미가 있다. 종일 디카를 갖고 다니는 햏자들이 올리는 기상천외한 사진과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합성 사진도 양과 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합성사진 중 80%는 디시인사이드에서 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개죽이(대나무를 타고 오르는 강아지) 사진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죠. 그 밖에도 탤런트 신구 아저씨와 일본가수 초난강은 합성 사진 덕분에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재치 넘치는 사진과 글이 늘면서 방문객이 늘어났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온라인상에서 가장 많은 토론이 벌어지는 장이 됐다. 온라인 시위도 이곳에서 하면 파괴력이 상당했다. 올여름 ‘과외비를 일정선 이하로는 받지 말자’는 글이 올랐던 서울대 교내 사이트는 자들이 밤새 6000여개의 글을 올려 서버를 멈추게 했고 원정 출산을 돕는 사이트, 매국적인 내용이 오른 재펜짱넷 등에도 사이버 테러를 가했다.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터지면 네티즌이 가장 빨리 와서 신고하는 곳이 여기예요. 게시판에서 우르르 몰려가 다른 사이트를 초토화해놓곤 하니 운영자로서는 식은땀 나는 노릇이죠” 라며
    김유식 대표는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에 디시인사이드는 반미시위 덕분에 또 한번 인구에 회자됐다. 사이버상의 추모 열기를 이끈 리본 시위와 전국적인 촛불 시위를 이끈 네티즌 공론의 장도 모두 디시인사이드라는 메가 사이트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졌다. 이젠 어떤 사안이 터졌을 때 여론의 동향을 알기 위해 네티즌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디시인사이드가 됐다. 김 대표는 “대선을 거치면서 정치적인 논쟁도 심심찮게 벌어져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정 작용을 잘 하는 편이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얼리 어답터를 사로잡을 또 한번의 변신


    사실 디시인사이드는 엽기사이트 내지 유머사이트로 오해받을 만큼 콘텐츠 외적인 것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인기가 사이트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림으로써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폰만큼 보편화하는 데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시인사이드는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이 제조사에 한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단체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예전에 디지털 카메라 애프터 서비스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가장 불친절한 것으로 꼽혔던 회사가 그후로는 서비스가 아주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용자들 스스로가 그런 힘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보람 있죠”라며 이 사이트의 순기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요즘은 이용자가 늘다보니 음란물이나 광고물을 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게시판 관리가 가장 큰 업무가 되고 있다. 종일 모니터를 지키다보니 2년간 몸무게가 무려 10㎏이나 늘었단다. “아예 회원제로 운영하면 그런 문제를 막을 수 있겠지만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공유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지만 이용자 스스로가 적절한 선을 유지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디시인사이드는 100Mbps의 전용선 4개를 이용해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용량이 큰 사진을 취급하다보니 원활한 이용을 위해 서버 증설이 시급해졌다. 이 때문에 이용자를 중심으로 주식을 공모해 약 1억3000만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를 발판으로 그는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이고 IT전반에 관한 전문 포털 사이트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 않았지만 포털 사이트로의 변신은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어떤 모습으로 또 한번 네티즌을 사로잡을지…. 사회 변화의 진원지 디시인사이드의 변신이 기대된다.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남병화기자
    namadeus@sportsseoul.com

     

     

    2002년 인터넷을 강타한 '아햏햏' 문화 : 2002-12-21


    이제 불과 며칠 남지 않은 2002년은 실로 역동적인 한해였다. 그래서인지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회의 각계 각층에서는 앞다퉈 해당 분야의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굳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발표한 10대 뉴스를 일일이 살펴보지 않더라도 올 한해는 다사다난함을 넘어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온몸 체험한 한해로 표현해도 이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사건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터넷에서 일어난 10대 뉴스감을 꼽아 본다면 올 한해 인터넷을 강타한 '아햏햏'문화는 단연 빼놓을 수 없는 뉴스거리일 것이다. 아햏햏 문화는 그 특이함과 새로움으로 인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언론의 단골 기사감으로 대접받았다.

    아햏햏이란 말이 디지털 카메라 관련 정보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자칭 '폐인' 집단에서 비롯된 말이란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아햏햏과 아햇햇으로 각각 읽힌다.

    이처럼 아햏햏은 하나의 음으로 읽히지도 않을 뿐더러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어 딱히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햏햏이란 말은 무언가를 강박적으로 규정하지 않고도 타인과 '이심전심'과 '눈치코치'를 통해 의사전달을 가능케 하는 단어라는 점일 것이다.

    물론 아햏햏에 대해서는 국어 파괴라는 비판과 단순히 특정집단에서 사용하는 은어이기 때문에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공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아햏햏을 탄생시킨 문화 속에 기성세대가 미쳐 제대로 간파해내지 못했거나, 무심코 간과한 인터넷 세대의 다양한 특성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만큼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햏햏을 탄생시킨 '폐인'들은 대체 누구인가?

    아햏햏문화의 중심을 살펴 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집단은 단연 디시인사이드에 모여들고 있는 자칭 '폐인'들이다. 이들은 대체로 20∼30대 초반의 젊은 세대인데, 주로 대학생이나 이제 갓 직장을 얻어 사회 생활을 시작한 초보 직장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뿐 아니라 각종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익숙한, 그러나 활자문화에는 '경기'를 일으키는 이른바 디지털 영상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인터넷의 특성과 절묘하게 궁합을 이루는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장면이나, 친구, 본인 사진, 심지어 애인의 사진을 즉석에서 올려놓고 촌평(이른바 '리플놀이')을 주고받으며 논다.

    그런가하면 이들은 서로를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수행을 쌓는 행자(햏자, 이하 햏자)라 일컬으면서 추켜세우기도 하고, 조선시대를 연상시키는 하오체를 사용해 일종의 언어유희를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항상 얌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악성 답글(악성리플-이른바 '악플')로 사진을 올린 상대를 응근 슬쩍 놀려주기도 하고, 특정사이트를 집단적으로 공격해 마비시켜 버리는 등 사이버 테러를 감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항상 가벼움만을 추구하고, 놀기만 일삼는 '놀새족'으로만 평가한다면 '햏자'들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때로 서로 가지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등의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나 포토샵과 같은 소프트웨어 정보를 교환하면서 인터넷의 정보 공유 정신을 일부 실천하기도 하고, 자신이 손수 그린 만화나 디자인하고, 만든 작품들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놓고 제삼자인 햏자들의 평가를 받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아햏햏 문화는 어떤 의미를 갖나?

    아햏햏을 탄생시킨 이들은 이른바 인터넷 '폐인'을 자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를 햏자로 추켜세우는 모순된 어법을 사용한다. 이런 상황은 그들이 사용하는 말처럼 아햏햏함 그 자체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온 사진에 대해 서로 답변을 주고받는 모습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이들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누군가 올린 사진의 특징을 재치 있는 선문답으로 풀어가기도 하지만 특별히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사진을 보거나, 상황을 접했을 때 아햏햏이란 말로 일축해 버린다. 신기한 것은 폐인을 자처하는 햏자들은 '아햏햏'하며 툭 던져 놓은 상대의 말을 이심전심으로 알아차리고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설령 알아차리지 못한다해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음과 뜻 심지어 출처조차 불분명한 아햏햏이란 말은 활자보다는 영상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는데 익숙한 디지털 영상 세대가 우연히 발명한 '이미지 언어 1호'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추측일 뿐이지, 정확은 진단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분석은 아햏햏 문화에 관심 있는 언어학자·사회심리학자·문화비평가 등 전문가들의 몫으로 떠넘겨야 할 것 같다.

    아햏햏 문화와 관련해 최근 <시사저널>은 문화 평론가 조제희 씨의 입을 빌려 "아햏햏을 반복하며 대화를 닫아 버린 이들야말로 역으로 소통을 열망하는 자들일지도 모른다. 무가치한 소음투성이처럼 여겨지는 세상, 이 속에서도 이들은 진정한 소통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의미 심장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어쨌거나 2002년 인터넷을 강타한 '아햏햏'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어 모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폐인햏자'들은 이런 언론보도에 대해 여전히 '아햏햏'하며 무관심한 표정을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햏햏 인도 외계송' 인기 : 2002-10-09



    ‘뚤?뚤?뚥(읗) 뚤?뚤?뚥따다다∼

    돌날라봤자 뚱배발이빴올리 빨하자 빨을렐예뺘아∼(중략)’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 그냥 읽기조차 어렵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외계어(한글에 숫자나 기호,외국어를 조합해 만든 사이버 언어)도 아니다. 인도의 유명한 뮤지션 달러 메헨디(Daler Mehndi)의 랩음악인 ‘Tunak Tunak Tune’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네티즌이 독특한 발음의 제3세계 음악에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생소한 외국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시안 프린스’로 불리는 워-헨 난칸(WO-HEN NANKAN)과 인도의 달러 메헨디가 대표적인 인물.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와 동작,엽기적인 외모 등이 ‘세상이 뭐라 하든 나는 나 아햏햏이오’를 부르짖는 해ㅎ자들의 구미에 맞아떨어진 결과다.

    ‘아시안 프린스’가 알려진 것은 ‘엽기’가 세를 떨치던 지난해였다. 난칸은 자신의 홈페이지(geocities.com/asianprince213)에서 엄청난 부와 정력을 노골적으로 자랑해 엽기적인 인물로 주목받았다. 아줌마 파마를 연상케하는 웨이브진 헤어스타일과 진한 화장,문신처럼 보이는 눈썹 등이 특이하다. 그가 최근에 다시 관심을 끄는 이유는 독특한 발음의 가사와 몽환적인 음악스타일 때문이다.

    달러 메헨디의 경우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유명해졌다. 메헨디는 ‘Tunak Tunak Tune’의 뮤직비디오에서 녹색,분홍색,빨간색,검정색 옷과 같은 색깔의 터번을 두른 채 1인 4역으로 등장한다. 찌르기와 흔들기 등 다양한 손동작을 곁들여 춤을 추는데,의미를 알 수 없는 동작과 가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가수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동그란 배와 통통한 볼살이 푸근한 옆집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이와 관련 네티즌은 “역시 우리나라 말은 위대하단 말이야. 모든 언어를 다 소화해내고….”(ID ‘vitamin1213’)라는 반응을 내놓는가 하면,“확실히 웃겨여…. 근데 조금 씁쓸하기도 하네요”(ID ‘drunkenbird’)라는 우려섞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반가워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평가보다 단순히 재미 또는 웃음거리로 치부된다는 진짜 속내를 알고 나면 얼굴빛이 금세 변해버리지 않을까.

    /김미현 mihkim@sportstoday.co.kr

     

     

    유머게시판 "배꼽 조심": 2002-10-08

    "국회 해충퇴치 어떻게…" "샘플주면 박멸법 개발"

    “개미가 많이 꼬이는 집은 부자가 된다는 옛말이 사실인가요?.”

    “부자집은 난방이 잘 돼있고 먹을 것이 많아서 개미, 돈벌레 등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제공합니다. 때때로 사과박스, 고기꾸러미 같은 물건도 들어오고….”

    “국회에 우글대는 해충은 어떻게 퇴치해야 합니까?.”

    “저희로서도 처음 보는 해충인만큼 샘플을 채취해 보내주시면 현미경 등각종 장비로 분석해 박멸법을 개발해보겠습니다.”

    유머 전문사이트가 아닌 해충방제 회사 세스코 홈페이지(www.cesco.co.kr)의 ‘묻고 답하기(Q& A)’ 코너에 올려진 문답들이다. 농담과 위트가 넘쳐나는 이 같은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사이트 게시판은 일반 기업과 동호회의 홈페이지 가 운영하지만 관리자의 성의와 회원의 충성심이 어우러져 새로운 인터넷 문화코드를 양산하고 있다. 세스코의 Q&A 코너는 “부산 시내에서 새끼쥐한테 물렸는데 전염병에 걸 리지 않을까요?”와 같은 질문에 “쥐에 물리면 서교열이 발생할 수 있습 니다.

    수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면 오한을 느끼고 40℃ 전후의 고열, 두통, 구토가 따릅니다”라고 전문적인 진단을 내린 뒤 “저도 쥐에게 몇번 물려 봤는데 아직까지 멀쩡하군요. 같이 보건소 가실래요?”식의 추신을 꼭 붙 인다. ‘100% 성실 답변’의 열의를 보이다 보니 하루에 질문 1,000여건은 기본 . 질문 내용은 해충박멸에서부터 남녀관계, 고부갈등, 학교생활 등으로 넘 나들지만 세스코는 해충박멸이란 키워드를 절묘하게 이용해 해법을 제시한 다.

    올해 인터넷 최대 화제어 ‘아햏햏’를 낳은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도 유머 사이트가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모임이다. 이 사이트의 유저갤러리중 엽기 코너에 일본 만화 주인공 옷을 입은 여성 의 사진이 올라오자 한 네티즌이 ‘아~ 흑~ 헉헉~ 핵핵~ 아햏햏’라고 답 글을 달면서 아햏햏 신드롬을 낳았고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 단어를 쓰는 무리들은 자신을 일컬어 ‘햏자’라고 부르며 ‘고향’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32) 사장를 ‘햏수’로 떠받든다. 최근에는 ‘폐인(pain)’이 아햏햏의 바통을 이어받을 태세. 디시인사이 드 엽기코너에 밤낮없이 접속하는 폐인은 모 이동통신사의 “한시라도 일 에서 떠나지 못하는 당신은 메인입니다”라는 광고문구를 “한시라도 인터 넷을 떠나지 못하는 당신은 폐인입니다”라고 패러디하며 폐인을 자처했다 .

    아햏햏도 폐인의 ‘작품’중 하나이다. 용어도 ‘쌔우다’(하다), ‘고구마’(관심없다), ‘방법하다’(응징하 다) 등 자의적이다. 예컨데 글씨가 깨진 문자메시지가 뜬 휴대폰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이 사이트에 올리면 순식간에 “사이언이군요” “옆에 있는 모나미 볼펜 어디서 구했소?” “방법당했군요” 등의 답글이 올라온다. 또 하루종일 접속자가 넘쳐나기 때문에 처음으로 답글을 달면 “1등 쌔웠다”며 기뻐하 곤 한다.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 홈페이지(www.incruit.com)의 ‘백수만세’ 코너도 구직자들 사이에선 중독성 게시판으로 유명하다.

    청년실업자가 일상사를 시시콜콜하게 띄우면 ‘동료 실업자’들이 애정어린 충고와 해결책, 스트레스 해소용 유머 등의 답글을 달아주는 방식으로운영된다.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사장은 “마니아용 게시판은 로그인 절차 없이 실시간으로 관심사가 유사한 다수와 소통할 수 있어 새로운 인터넷 문화코드를 만들어내는데 제격”이라며 “재치와 유머가 넘쳐 중독되기 십상”이라고 귀띔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아햏햏' : 2002-10-08

    ‘아햏햏’는 ‘엽기’에 이어 네티즌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 통신용어로,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에서 유래됐다. 이 사이트의 갤러리에서 한 네티즌이 사진을 관람하고 그에 대한 리플로 단 웃음소리 ‘헤헤헤’를 오타 낸 데서 등장한 것.

    ‘아햏햏’는 처음에 ‘아주 기쁘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은 경우’를 나타내는 감탄사로 사용되다 최근에는 황당하고 허탈한 기분을 나타내는 곳에 쓰이고 있다. 이 용어는 상황에 따라 뜻이 달라져 이를테면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도 ‘아햏햏한 놈’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기분 좋을 때도 ‘오늘 기분이 아햏햏하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이 용어는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셈. 하지만 최근 이 용어의 인기는 네티즌들 사이에 폭발적으로 확산돼 ‘아햏햏 신드롬’을 만들며 새로운 인터넷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아햏햏'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매김 : 2002-09-28

    “우리는 햏자입니다.” 정체불명의 ‘아햏햏’이 급속하게 확산돼 대학생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처음 웹 상에 등장한 것은 디지털 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http://www.dcinside.com)의 사진 갤러리 코너에서였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엽기 갤러리에서 누군가 ‘아햏햏’이라는 감탄사를 올린 것이다.

    이후 ‘아햏햏’의 묘한 의미가 디지털 키드들의 구미를 당기면서 게시판은 ‘햏’자로 도배가 됐고 ‘햏자도원커뮤니티’(http://www.ahehheh.com), ‘햏간’(http://ahehheh.mr4u.com) 등 대형 홈페이지가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아햏햏족들은 ‘아햏햏’에 빠져드는 이유가 ‘거시기’란 단어와 의미가 유사한 데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그 이름을 대신하는 대명사 ‘거시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면서도 거의 모든 뜻을 담아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러한 의미가 전이되면서 젊은 세대들은 ‘아햏햏’을 통해 동양철학적 감수성을 느끼는가 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주의와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햏햏’ ‘햏자’ ‘햏수’ ‘귀차니즘’ ‘취배룹’ ‘쌔우다’ 등은 아햏햏족들이 흔히 쓰는 단어들이다. 이렇게 새로운 단어들 때문에 요즘 웹상의 통신어·외계어와 관련해 우리말 훼손 논쟁이 뜨겁다. 한양대 정모씨는 “통신어와 형태는 다르지만 특정한 체계가 없는 아햏햏의 확산으로 인해 웹상에서 우리말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대해 아햏햏족들은 우리말에 없는 단어를 새롭게 창조한 점을 주축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예 ‘아햏햏’을 국어사전에 올리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국어파괴 논쟁에서 벗어나 중요한 것은 ‘아햏햏’이 신세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문화코드가 됐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하오체를 주로 사용하는 ‘아햏햏’족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하루 수백건의 의견을 올리며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하고 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

     

     

    아햏햏 언어 집대성한 `폐인용어전문사전` 등장 : 2002-09-26

    한국형 온라인 마니아 문화라 할 수 있는  ‘아햏햏’ 언어를 총정리한 신종 국어사전(?)이 등장했다.

    스스로를 ‘폐인’이라 일컫는 ‘아햏햏’마니아들이 일반인들의 ‘폐인’ 입문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전기압박닷껌(dic.elecpress.com)이라는 아햏햏   전문사이트를 만들고 ‘표준온라인폐인용어사전’을 편찬한 것.물론 검색을 통해 뜻을 알 수 있는 온라인 사전이다.

    ‘아햏햏’란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않는’ ‘황당한’ ‘어처구니없는’ ‘모든 것을 초월한’ ‘달관한’이라는 복잡한 뜻을 갖고 있는 형용사. 지난 2월 디지털카메라 정보공유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www.dcinside.com)에 한 네티즌이 올린 이상야릇한 일본여성의 코스프레 합성사진을 보고 누군가가 ‘아~흑~헉헉~핵핵~아햏햏’라는 리플을 달아놓은 게 시초가 됐다.

    이후 신세대들이 이 단어를 ‘어이없는’ 또는 ‘형언할 수 없는’현상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신세대의 대표적인 문화코드로 떠올랐다. ‘폐인’은 이 같은 ‘아햏햏  ’문화에 푹 빠져 디시인사이
    드 같은 사이트에 이상한 합성사진을 올리고, 다시 뜻을 알 수 없는 리플을 달면서 24시간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네티즌을 가리키는 말로 일종의 ‘아햏햏’중독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수록된 ‘폐인’용어는 약 4000개.‘방법하다(응징하다)’ ‘쌔우다(하다)’ ‘압박하다’(실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다) ‘햏자’ ‘무효’등 폐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비롯해 ‘이천수’ ‘홍명보’ ‘오노’ ‘초난강’ ‘문희준’ ‘신구’ ‘장승업’ 등 아  한 인물들에 대한 정의를 사전 형식으로 정리해놓았다. 또 개죽이(대나무에 매달려 있는 강아지), 개벽이(벽 틈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강아지) 등 ‘아햏햏’문화의 계기가 됐던 괴상한 합성사진들도 갤러리 형식으로 수록했다.

    집필자는 ‘디시호호’라는 폐인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집필의도 역시 ‘명폐인들을 모아 용어사전을 만들어 돈을 쌔우겠다’고 밝혀놓고 있지만 진짜 의도는 ‘재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표적인 ‘폐인’서식처인 나우누리의 박은희 홍보팀장은 “아햏햏은 탄생계기 자체가 아해해한 만큼 지나친 의미 부여 자체가 무리”라면서 “그냥 웃어 넘기는 것이 최상의 이해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아햏햏' 만화시리즈 등장해 화제 : 2002-09-17


    최근 '아햏햏' 만화 시리즈가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아햏햏'이란 네티즌 사이에서 각종 감탄사를 대신해 쓰는 신조어. 기분이 아주 좋거나 나쁠 때, 엽기적이거나 황당할 때 '참으로 아햏햏하오'라고 쓰인다. '아햏햏'이 유행하면서 전문 사이트가 등장하고 각종 사이트 게시판에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범람하고 있다.

    아햏햏만화 시리즈는 ID가 '김풍'이라는 한 네티즌이 그린 것이다. 자신의 사이트인 김풍닷넷(www.kimpoong.net)에서 선보이는 아햏햏 만화 시리즈는 '폐인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고 있다. 폐인은 어떤 일에 몰두하거나 중독돼 있는 네티즌들을 일컫는 것으로 수행을 거쳐 고수가 되면 '아햏햏자'라고 한다.

    총 7편으로 돼 있는 이번 만화는 '입시폐인'을 소재로 하고 있다. 대학입시에 힘들어 하는 고교생 폐인들이 수련을 거쳐 '입시 아햏햏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폐인 캐릭터는 아햏햏 진원지인 디지털카메라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폐인인 디시폐인을 비롯해 입시폐인· 고교폐인· 재수폐인과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 장승업에서 따온 승업 아햏햏자, 일본 가수 초난강의 난강 아햏햏군 등이 있다.

    디시폐인은 폐인 중 수행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그들만의 언어 행동양식을 만들어 이를 철저히 지키며 속세와 연을 끊고 수행한다. 입시폐인은 지능이 낮고, 고교폐인은 힘, 속도가 월등히 높다.

    아햏햏문화를 잘 표현하는 이 만화는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편당 조회수가 1만여회를 넘는다. 특히 7편에서 수행을 위해 여름수련을 간 폐인들이 라면을 먹는 장면은 라면이나 짜파게티만으로 하루 두 끼니를 해결한다는 실제 아햏햏자들의 모습과 같아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아햏햏시리즈를 연재한 김풍은 "나 자신이 대학입시에서 삼수를 하며 우리나라 입시환경에 맺힌 한이 많아 이번 만화의 소재를 입시폐인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hot.co.kr

     

     

    ‘아햏햏’의 비밀과 디지털 매니아 집단의 계보 : 2002-09-12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아햏햏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한동안 화제거리였다. 스스로를 ‘햏자’라 부르며 선문답과 비슷한 소통방식을 기반으로 독특하게 발전하고 있는 속칭 ‘폐인들의 메카’ 디시인사이드.

     사실 아햏햏은 이곳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다양한 신생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는 이전의 어떤 곳과도 다른 독특한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를 평가하는데는 조심스러운 가정들과 분석이 필요하다.

     오늘은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가 인터넷의 전통적인 커뮤니티 문화 흐름 속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왜 하필 그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 중에서 디시인사이드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1. 인과율과 카오스

     우선 어려운 용어로 얘기를 시작하려는 이유는 독자분들을 헷갈리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필자의 글에 대한 탈출구를 미리 마련함에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분석은 당연히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율을 통해 가능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인터넷의 카오스적 속성에서 비롯된 우발적 커뮤니티일 수도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는데는 인과율을 규명하는 것과 카오스적 관점으로 이해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인과율은 과학이다. 그러나 카오스는 현상학에 가깝다. 인문학이 과학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과율을 증명하는 툴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나, 이러한 믿음은 때때로 카오스 이론으로 부정되기도 한다.

    인문과학은 과학성을 갖추기 위해 통계학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은 통계학의 맹점을 통렬히 파고들었다. 계산의 현실적 편의성을 위해 제거한 사소한 변수 하나가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카오스 이론은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모든 장치들의 무모함을 비웃는 것 같다.

    아햏햏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단서가 너무 부족하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카오스적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카오스 이론의 명철함이 모든 현상을 무력하게 지켜봐야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던 가능하지 않던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미 다음의 조희제 기자가 시도한 아햏햏의 분석 “아햏햏, 마력을 품은 진실”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필자도 이러한 분석에 공감한다. 때문에 금번 필자의 칼럼은 조희제 기자의 견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다. 어떤 요인이 ‘아햏햏’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는지는 사람마다 다른 견해를 갖는 것이 더 옳을 지도 모르겠다.

    비즈칼럼을 쓰는 필자의 고충은 이 현상을 인과율적으로 분석해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설득력이 있던 없던 하나의 시도로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2. 아햏햏의 비밀

    아햏햏의 문화적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딴지일보의 커뮤니티 문화를 잠시 복습해야 한다. 딴지일보의 언어적 사용은 욕설과 비어의 일상화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딴지일보의 컨텐츠에서 비롯된 학습효과로, 독자들은 이러한 언어 사용 방식을 통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공감대를 이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딴지일보 게시판은 PC통신 시절부터 시작된 온라인 논객문화의 맥을 계승하는 커뮤니티였다는 것이다. 즉 딴지일보에 모여드는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문법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속에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인문학적 배경의 네티즌들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인터넷의 전통적인 파워유저들이 아니다. 인터넷의 전통을 잇는 파워유저집단은 말의 유희보다는 컴퓨터와 네트웍 관련 기술과 정보 공유에 대한 열정을 공통 분모로 갖는 디지털 매니아 집단이었다. 한국의 인터넷 세대를 구분짓는 역사적 단계에서 논객들의 출현은 이런 디지털 매니아들의 기술적, 문화적 공헌에 힘입은 바 크다.

    디시인사이드가 급부상하게 되었을 때 초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이 지리멸렬해진 딴지일보 게시판의 뒤를 잇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는 곧 잘못된 생각임이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말’은 원래의 문법적 의미를 벗어나 하나의 부호로 활용되는 이상스러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딴지일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현상이다.

    예를 들어 ‘아햏햏’나 ‘햏자’ 등의 파행적 신조어 뿐만이 아니라 “고구마 하나만 사주세요”라던가 “음악하느라 배고파요. 100원만 주세요”라는 문법적으로 맞는 말조차도 그 자체의 의미가 아닌 하나의 부호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고구마를 사달라는 말이나 100원만 달라는 말은 앞서 쓴 글이 리플할 가치조차 없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딴지일보의 경우는 게시판을 ‘조디컨퍼런스(주둥이회합)’, ‘쪽방’으로 표현하는 등 비어와 속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법과 문맥을 중요시한다. 변형과 응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문법과 문맥은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반면에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아햏햏, 10원만 주세요 등 그 자체의 의미나 문법은 무시된다. 다만 이것이 어떤 상황에서 쓰여질 수 있다는 기본 규칙만 있으면 언제든 사용 가능하다. 문법을 떠난 용어는 부호에 가깝다. 이는 분명 복잡한 언어 논리가 아니다. 대표적 부호인 숫자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그것이 어떨 경우에 쓰이기로 한다는 규약이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든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인문학적 배경의 논객들이 아니라 사설 BBS시절부터 맥을 이어온 디지털 매니아 집단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곳에서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직업적 구성을 보면, 상당부분 개발 분야의 인력들로 이뤄져 있음이 드러난다. 위에서 예를 든 용어 사용은 인문학적 배경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라면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문법의 논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에 디시인사이드의 네티즌들은 문법 논리를 쉽게 벗어나 단어든 문장이든 부호화시킨다. 수학을 언어로 하는 이들에겐 문법보다 부호의 논리가 더 쉽다. 그리고 그들이 창조해낸 말들은 부호로 인식되기 때문에 서로간에 통용된다. 그리고 딴지일보에서는 창조된 언어들이 유행을 타며 명멸하지만,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규칙으로 ‘축적’된다. 이것이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아햏햏’의 비밀이다.

    3. 왜 디시인사이드인가?

    언어 논리로 점철된 분석가들이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를 어려워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관점이 틀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곳은 기술적 배경을 가진 네티즌 뿐만이 아니라 인문적 배경을 가진 네티즌들이 참여하면서 복합적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위에서 설명했듯이 디시인사이드의 커뮤니티는 인터넷의 초기부터 기술적, 문화적 인프라를 확충해온 디지털 매니아들의 계승임과 동시에 딴독투와 여러 담론 커뮤니티에서 이탈한 논객들이 최초로 이들과 결합한 커뮤니티라는 말이다.

    이런 필자의 분석은 이들이 언어보다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들에겐 말보다는 이미지가 부호적 소통에 더 적합하다. 이런 스타일은 인터넷이 논객들의 무대로 변한 이후 와레즈로, 뉴스그룹으로, P2P로 내몰렸던 기술적 배경의 네티즌 문화가 상당 부분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는 역사적 근거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이런 소통구조는 최근에 와서야 일반 네티즌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문화적 시기를 맞았다.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의 대중화 때문이다. 우선 그동안 서로간의 기술적 배경와 직업적 구분으로 커뮤니티가 분산되어 있던 디지털 매니아 집단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대중화되면서 비로소 서로간의 공통분모를 찾게 된다.

    이들간에는 그 동안 OS나 몇몇 특정 소프트웨어 외에는 이렇다 할 기술, 또는 이슈를 중심으로 합쳐질 계기가 없이 서로간에 분절된 소통을 해왔으나, 디지털 카메라라는 대중적인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비로소 이를 중심으로 유의미한 규모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디지털 카메라가 이미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미지 소통 문화로 넘어가는 구조는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오래 전부터 디지털 이미지를 조작하며 즐기던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쥐는 순간, 엄청난 문화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은 포토샵을 대중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때 디지털 매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변형된 이미지를 개발하고 이를 소통의 수단으로 삼는 문화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반 네티즌들 사이로 점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조작된 디지털 이미지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독특한 ‘아햏햏’ 커뮤니티에서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다.

    디시인사이드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이전의 논객 커뮤니티와는 달리 대부분 IT 관련 직업을 가진 직장인 커뮤니티라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된 바 크다. 이들은 대중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직업적으로 더 접근성이 용이한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 같은 기술들에 훨씬 더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왜 이들이 디시인사이드에 모여들었가를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문화적 환경과 ‘디지털 카메라’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보와 문화, 그리고 기술이라는 측면들이 모두 집결된 곳이 바로 디시인사이드였던 것이다.

    4. 블로그 효과

    디시인사이드나 베타뉴스 등의 리플 문화가 때로는 게시물 하나에 4천개의 리플이 달릴 정도로 위력적인 이유에는 이것이 클릭수와 로딩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블로그(웹로그라고도 한다) 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필자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정유진님의 글 “리플 문화가 만드는 새로운 컨텐츠 제작 방식”을 읽는 것이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 방식은 지금 인터넷 소규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의 활성화 시도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본 것으로, 이에 대한 성공사례를 확인하려면, 디시인사이드 외에도 얼리어댑터, 베타뉴스 등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모든 행위는 기본적으로 클릭 효율성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클릭이라는 행위가 실패에 대한 비용지불이 너무 적은 탓에 요즘은 이 클릭 효율성이 쉽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부분은 컨텐츠와는 달리, 적어도 커뮤니티에서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커뮤니티의 클릭 효율성 측면에서 블로그 스타일 외에 더 뛰어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성공한 커뮤니티가 블로그 타입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방식이 큰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연구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5.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의 발전을 위해

    향후 커뮤니티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필자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금번 글을 쓰면서도 깊은 고민에 빠졌던 것이, 인터넷의 문화는 대단히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뉴스의 유통 속성상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독특한 커뮤니티들만이 각광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아햏햏’는 대단히 폐쇄적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이것은 일종의 반항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무리 이것이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부호에 불과하다고 필자가 주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그들만의 세상’과 더불어 ‘우리모두의 세상’이 존재하며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메일함을 열어보고 한 아이를 잊어버린 아버지의 비탄한 심정을 담은 스팸메일을 받았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매일 방문하는 커뮤니티 중에 한번쯤은 이런 이들을 돕기 위한 따스한 곳을 들러 볼 정도로 여유와 관심을 갖게 될까? 인터넷의 여러 가지 것들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우리들 모두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나는야 자랑스런 사이버 폐인 : 2002-09-11


    언어는 아햏햏 주식은 라면 생활은 주침야활…사이버 상에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한 폐인들

    1.병으로 몸을 망친 사람. 2.남에게 버림받아 쓸모 없는 사람. 국어사전이 정의내리는 ‘폐인’의 뜻은 단호하게 부정적이다. 몸 버리고 버림받아 사회적으로 쓸모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는 적어도 수만명이 ‘폐인’을 자처하며 살고 있다. 폐인들의 집결지는 사이버 공간이다. 특히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라는 디지털 카메라 정보 사이트가 사이버 폐인들의 주력군이 주둔하는 곳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든 폐인들

    이곳을 클릭하는 골수 네티즌들은 스스로 ‘디시 폐인’을 자처한다. 물론 이들이 정말로 실생활에서 완전히 망가진 폐인은 아니다.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학생들이다. 디시인사이드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활동에 자신의 모든 정력을 투여하느라 다른 일을 돌볼 겨를이 없다는 뜻에서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사이버 폐인에도 자격은 필요하다. 디시 폐인은 적어도 2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주침야활, 그리고 면식이다. 주침야활은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함을 말한다. 면식은 라면과 짜파게티를 끼니삼는 것이다. 밤새 인터넷에 빠져 눈이 벌게진 채 날이 밝아서야 이부자리로 기어들거나 사먹을 돈도 없고 먹을 시간조차 아까워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을 각각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디시인사이드는 디지털 카메라에 관한 온갖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유저갤러리 코너에선 자신이 찍은 디지털 사진들을 올리고 평가받을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 사이트를 드나드는 네티즌은 하루 8만명에 이른다. 이들 모두가 폐인은 아니다. 하지만 유저갤러리에 사진을 올리고 거기에 댓글을 다는 이들만 하루 수천명을 넘는다. 이 정도의 열성을 보이는 이라면 폐인으로 불릴 만하다는 게 이들의 자평이다.

    디시 폐인들은 디지털 카메라 마니아들이다. 출·퇴근이나 등·하굣길은 물론, 밥먹으러 오갈 때도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다닌다. 혹시라도 뭔가 그림되는 것을 건질 수 있을까 해서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곧바로 갤러리에 올린다. 그러면 순식간에 수십에서 수백개의 댓글이 앞다퉈 오른다. ‘주식폐인’이라는 닉네임으로 자주 엽기갤러리에 사진을 올리는 하태진(23·회사원)씨는 “댓글이 많이 붙을수록 보람을 느끼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역시 스스로를 폐인으로 자부하는 전재진(23·회사원)씨는 “지금은 사진보다 리플달기에 더욱 흥미를 갖고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폐인들이 주도하는 댓글문화는 최근 사이버상의 커다란 유행 하나를 만들어냈다. ‘아햏햏’ 열풍이다. 한글표기법엔 아예 없는 글자다. 완성형 폰트론 띄울 수도 없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서 아햏햏은 요즘 최고 인기말이다. 90년대 후반 네티즌 문화를 강타한 ‘엽기’ 열풍에 버금가는 기세다. 한동안 온갖 사안이 ‘엽기적’이라는 한마디로 통칭됐듯이 요즘엔 ‘아햏햏’ 한마디면 달리 수사가 필요 없다. 좋아도 아햏햏, 나빠도 아햏햏이다. 감탄사가 됐다가 형용사가 됐다가 의성어도 된다.

    아햏햏의 시초에 대해선 여러 설들이 있다. 그 하나. 지난 2월 디시인사이드 엽기갤러리에 한 여자 조각상을 껴안고 기괴한 웃음을 짓는 남자 사진이 올랐다. 사진 속 남자 옆엔 아햏햏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독특한 남자의 표정과 어우러져 아햏햏이란 단어는 순식간에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어로 번져갔다.

    그 둘. 일본 만화 주인공 옷을 입은 일본 여인의 코스프레 사진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이 ‘아~흑~헉헉~핵핵~아햏햏’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소피티아라는 그 여인은 ‘객관적으로 못생긴’ 용모인데도 디시 폐인들의 미녀로 떠받들어졌고, 아해ㅎ해ㅎ도 열풍처럼 퍼져갔다. 어떤 설이건 아햏햏이 약간 코믹하면서도 뭐라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제기됐다는 점은 확실해보인다. 하태진씨는 “어이없거나 다른 표현이 안 될 때 아햏햏이라는 말을 쓴다”고 말했다.

    도대체 아햏햏이 무슨 뜻이야?

    한번 표현된 언어는 생명력을 갖고 자체 증식하기 시작한다. 사이버 폐인들은 아햏햏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아햏햏으로 세상의 모든 의미를 담을 수 있으며, 아햏햏의 진리를 깨닫는 일(득햏)이야말로 폐인들의 진정한 지향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까지 아햏햏 담론은 확장되었다.

    “불가에서 중생이 있듯이 폐인 세계에는 햏자가 있다. 햏자들은 열반에 다다름을 득햏이라 하는데, 이 득햏을 하기 위해 항시 수련을 하고 있다. 득햏 수련에는 3대 기본 수련과정이 있으니, 그것은 주침야활, 면식, 햏 언수행이다”(해ㅎ자복음 3장). 폐인 가운데 폐인이 햏자이며, 이들은 폐인의 일반조건에 더해 햏언수행을 쌓음으로써 득햏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햏언수행은 속세의 말들을 버리고 아햏햏만으로 의사소통하는 수행”을 말한다.

    햏자를 자부하는 폐인들은 디시인사이드를 떠나 새롭게 인터넷 곳곳에 아햏햏의 ‘영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드 다음(daum.net)에만 60개의 관련 카페가 개설됐고, 아햏햏 닷컴(ahehheh.com)이라는 햏자 전문 사이트는 회원 수만 3만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햏자들은 서로 하오체를 쓰며 햏자들만의 언어로 의사를 소통한다. 무언가를 요구하는 행위에는 ‘압박’이란 단어를, 응징한다는 뜻으론 ‘방법한다’를, 없다는 ‘업ㅂ다’를 대신 쓴다. 행위를 나타내는 모든 동사는 ‘쌔우다’라는 한마디로 대체 가능하다. 피터판규라는 아이디를 쓰는 아햏햏닷컴 부운영자 김인욱(27)씨는 “아햏햏은 사진과 단어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짚어내고 이를 발전시킨 대표적 사례다. 기존 의미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포스트모던적 의미 작용과 엽기에 이은 비급문화의 키치적 트렌드, 선에 대한 열광 등 현대 사회의 문화적 담론들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고 평가내렸다.

    이런 이해를 따르면, 폐인이란 단순히 쓸모 없는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사이버 문화를 새로이 창출하고 전파하는 하나의 사이버 전위인 셈이다. ‘쓸모 없는 것의 쓸모 있음’에 관한 노자의 역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장은 “폐인이나 햏자들은 피시(PC)통신 시절부터 게시판 논객 등으로 인터넷 관련 문화를 앞장서 만들어오던 사람들의 흐름에 서 있다. 사이버 문화 전체를 규정한다고 볼 순 없지만, 주도적 하위문화의 창출자이자 전파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공동체들끼리 경쟁도

    폐인들이 사이버 문화의 주체로 떠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가톨릭대 강사(사회학)고동현씨는 “인터넷은 대면적 관계가 아니어서 감정적 교류가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텍스트를 변형시켜 나름의 은어나 규범들을 만들어 감성적 공동체를 꾀하게 된다. 폐인들은 이런 문화적 변용감각이 앞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민경배 소장은 “폐인들은 PC통신 시절 이래 ‘우리는 일반 네티즌들과는 다른 진정한 유저다’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선민의식을 지닌 마니아 집단이다. 아햏햏 또한 일종의 구분짓기 전략에서 나온 담론”이라고 지적했다.

    폐인들의 이런 특성은 향후 아햏햏 열기의 운명과 관련해서도 시사점을 남긴다. 민 소장은 “아햏햏은 최초 폐인들의 하위문화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전체 네티즌 문화로 커가는 상태다. 좀더 지나면 폐인들은 또 다른 자기들만의 담론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동현씨는 “인터넷상의 공동체는 갈수록 파편화의 길을 걷고 있다. 몇개의 폐인집단들이 각자의 언어들을 내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도 나우누리 유머동회회에선 아햏햏이라는 단어를 쓰면 강퇴당한다. 대신 이곳의 폐인들은 스타쉬피스라는 말을 아햏햏과 같은 용법으로 쓴다. 사이버 영토의 담론문화를 이끌 폐인들의 경쟁체제는 이미 작동 중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대선과 아햏햏 : 2002-09-09



    요즘 인터넷에서 '아햏햏'이라는 말이 뜨고 있다. 아무 뜻도 없고 어원도 없는 이 말은 엽기에 이어 인터넷의 새로운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심지어 네티즌은 서로를 햏자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그런데 아햏햏현상을 잘 살펴보면 현재 대선정국과 묘하게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언뜻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현상을 묶는 것은 이미지다.

    아햏햏은 뜻은 없고 기호만 있는 말이다. 쓰는 사람 스스로도 그 뜻을 모른다. 가리키는 말은 있는데 대상은 없다. 그런데 이 말은 지금의 대선주자를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 이회창 후보는 한때 자신의 귀족적 이미지를 지우려 서민처럼 보이는 선거운동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을 검토하거나 공약을 정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가리키는 이미지에는 집중을 하면서 정작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는 무관심하다. 사실 이런 현상은 대선후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지역감정이 선거의 중요한 변수인 것은 정책보다 이미지에 더 치중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노무현·정몽준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지지율이 급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진 노 후보와 최근 많은 지지를 받는 정 후보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신념, 추진정책을 밝힐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이 말은 거꾸로 신념이나 정책에 의해 지지율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은 춤을 추듯 요동을 친다. 후보에게 별 문제점이 없음에도 갑자기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견을 발표한 적이 없는데도 갑자기 지지율이 상승하기도 한다. 결국 이미지만 남고 정책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말만 남고 뜻은 없는 아햏햏과 정말 묘하게 비슷하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만 경험하는 특수한 것은 아니다. 미디어정치가 활발한 선진국에선 이미지에 의한 선거전략이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케네디가 TV토론으로 닉슨을 이겼던 것은 이미지 덕분이었다. 그 이후로 이미지는 선거에서 정책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미디어정치가 활발해지고는 있지만 우리와는 처지가 다르다. 진작부터 정책중심의 정당체제가 갖추어져 있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서민 이미지를 갖추려면 일단 서민을 위한 공약이나 정책을 만드는 것이 순서다. 그런 것도 없이 점퍼를 입고 시장에 돌아다닌다고 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당이 있기는 하다. 민노당과 사회당이 그것인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정치력 영향력은 미약하다. 이런 정당에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겉과 속이 다른 이미지대통령밖에 가질 수 없다.

    기존 정당에도 정책없는 이미지정책에 유권자가 휘둘리지 않음을 보여주여야 한다. 더 이상 아햏햏한 대통령을 뽑지 않으려면 유권자가 바뀌어야 한다. /석유선
     

     

     

    테트리스에도 "아햏햏" 열풍 : 2002-09-04

    엠플레이 온라인 게임 전용채널 신설 화제

    ‘테트리스에도 아햏햏.’

    아햏햏 열풍이 게임에도 불고 있다. 엠플레이가 제공하는 온라인 아케이드게임 <테트리스>에 ‘아햏햏’채널이 신설돼 화제다.  아햏햏란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 각종 감탄사 대용으로 쓰이며 ‘엽기’를 대체해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엠플레이가 초보와 일반채널에 각각 3개씩의 ‘아햏햏’방을 만들어 눈길을 끈다.

    ‘아햏햏’채널에선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아햏햏’식 말투다. 우선 게이머가 입장할 때 ‘~님이 참가하셨습니다’대신 ‘~햏자가 참가하셨소’란 문구가 등장하고 게임이 끝날 때 화면에 나타나는 글자도 ‘WIN’이나 ‘LOSE’가 아닌 ‘이겼소’ ‘졌소’식이다.

    또 이 채널에 참여하는 게임머들의 대화 역시 ‘아햏햏’스타일로 이뤄진다. 가령 게임 중 같은 문장을 반복 입력해 불쾌함을 주는 사용자에게는 “도배를 하려면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이 양심 없는 인간아”식의 어투가 오고 간다. 이 같은 아햏햏 채널의 등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신선하다’‘놀랍다’는 반응이 있는 한편 아햏햏닷컴 게시판에는 “왠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아햏햏를 이용하려는 듯 하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엠플레이 관계자는 “아햏햏 문화에 관심 있는 게임개발자의 기획으로 만들게 됐다”며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아햏햏 채널을 통해 게이머들이 공감대를 얻었으면 하는 뜻인 만큼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성연기자 nulpurn@dailysports.co.kr

     

     

    정체불명 인터넷 용어들 홍수 : 2002-09-04

    ‘아햏햏’

    뜻도 발음도 애매모호한 이 말은 요즘 인터넷에서 단연 유행하는 말이다. ‘아햏햏’이란 기쁠 때나 슬플 때, 긍정 또는 부정 등 모든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는 만능어로 사용
    된다. 이 뿐 아니라 ‘햏자’ ‘쌔우다’ 등 그 유래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이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이러한 정체불명의 단어들과 소리나는 대로 편하게 줄여 쓰는 채팅 용어들이 남발되면서 아름다운 우리 말이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실 학생들의 맞춤법 능력은 저학년으로 갈수록 엉망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은 시대가 변하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겠지만, 고유의 문화까지 침범 당할 정도가 된다면 그 폐해는 심각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지난해 ‘엽기’란 단어가 전국을 강타해 영화와 캐릭터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만큼 위력이 대단했었다. 처음 엽기란 단어가 등장했을 때의 어리둥절함은 이제 찾아볼 수 없고 현재 너무나 일상적인 생활어가 되어 버린 것처럼 이 ‘아햏햏’이란 말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듯 쓰여지게 되는 것일까. 이러다 21세기형 훈민정음이 새로이 등장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수정 sjchi@cati.info  

     

     

    '아햏햏 현상' : 2002-09-03


    인터넷에 "아햏햏"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어 사용법을 완전히 무시한 듯한 이 말을 시작으로 "압박" "햏햏자" "100원만 주세요" 등의 모호한 말들이 정형화된 어휘로 사용되고 있다. 아햏햏 추종자들은 스스로를 햏햏자(불교의 행자)라칭하며 선문답과 같은 말들을 각종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이들이 따르는 것은 물론 불교가 아니라 아햏햏이다.

    그러나 아햏햏 자체가 분명한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어서 이들이추구하는 것 역시 모호할 뿐이다. 이들에게 아햏햏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의할 수 없는 말이라는 대답이 전부다. 아햏햏은 그냥 아햏햏 이라는 것이다.

    아햏ᕛ1;은 초기에 딱히 정의하기 힘든 상황을 표현할 때 주로 쓰였으나 지금은 모든 동사와 형용사를 이 단어 하나로 표현할 정도가 됐다. 이처럼 인터넷에 불쑥 나타나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은 아햏햏 현상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 문화로 해석하는 쪽이 있는 반면 국어파괴 혹은 의미없는 현상으로 보는 쪽도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양쪽 의견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사용하고 독특한 아햏햏 현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며 그들만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이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아햏햏 추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장소와 이들이우상으로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주목함으로써 이 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아햏햏 현상이 인터넷의 대표적인 모임장소인 게시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파괴된 어법과 동문서답식 어휘를 구사함으로써 그동안 익명성을 전제로 무분별한 말이 쏟아졌던 게시판 문화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햏햏 추종자들의 우상인 화가 장승업,강아지 개벽이,코스프레소녀 소피티아 등의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일탈"을 꿈꾸는 모습을 대변하고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 누구나 못생겼다고 느낄 소피티아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찬양하는 이면에는 기존의 통념을 파괴함으로써 일종의 문화적 쾌감을 얻으려는 욕구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햏햏은 그동안 새로운 인터넷 문화에 목말라했던 네티즌들의 심리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폭발적으로 표출된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이유가 어찌됐든 아햏햏 커뮤니티인 아햏햏닷컴(www.ahehheh.com)은 지금 하루에도 수천 건의 게시물들이 올라올 정도로 북적대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지, 그리고 하나의 새로운 인터넷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
     

     

     

    '아햏햏' 신드롬의 산파…김유식 디지탈인사이드 사장 : 2002-08-31


     “‘아햏햏’은 너털 웃음소리와도 비슷합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웃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느낌만은 공유할 수 있지요.”

    ‘아햏햏’의 신드롬을 탄생시킨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운영자 김유식 디지탈인사이드 사장(31)은 ‘아햏햏’을 비웃음도 박장대소도 아닌 너털 웃음으로 비유했다. 또 그는 받침 'ㅎ'의 발음에 따라 의미는 천차만별이라고 덧붙였다.

    "신조어 '아햏햏'의 받침 'ㅎ'은 ‘ㅇ’, ‘ㅅ’, ‘ㄱ’ 등 세가지로 발음됩니다. 웃음소리 ‘아햇햇’, ‘아핵핵’, 아햏햏'을 들어보면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

    ‘아햏햏’을 따르는 네티즌인 ‘햏자’들은 김유식 사장을 ‘햏수’ 또는 ‘햏자 대장’이라고 부른다. 그가 ‘햏수’인 이유는 햏자들의 고향인 디시인사이드 사이트를 운영하기 때문.

    그는 노트북과 디지털 카메라를 미리 사용해보고 제품의 특징 및 장단점을 알려주는 '얼리 어댑터'다. 95년부터 PC통신 하이텔의 노트북동호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99년에는 노트북 사용기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2000년 인터넷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PC통신이 주춤하자 김유식 사장은 활동 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겼다. 그는 2000년 3월 노트북 전문사이트인 노트북인사이드(www.nbinside.com)와 디지털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을 열었다.

    특히 사이트 내에 디지털 카메라 이용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올리는 게시판을 선보이면서 네티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회원제인 디시인사이드는 하루 40만명이 방문하고 페이지뷰만 600만에 이른다. 이 사이트 내의 갤러리 게시판은 100여 개가 있으며 현재 보유 사진만 80만장 정도.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게시판의 모든 사진은 본인 촬영을 전제로 한다. 이 갤러리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여러 네티즌들의 희귀한 사진들과 함께 관람자들의 다양한 총평을 볼 수 있기 때문.

    이중 '아햏햏'가 등장한 엽기갤러리와 누드갤러리가 인기가 높다.

    “‘엽기’라는 코드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의 축을 이룬 트랜드입니다. 일상과 다른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엽기 사진을 통해 햏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아햏햏'은 엽기갤러리의 독자평 '헤헤헤'라는 오자에서 등장했습니다."

    단순한 신조어에 머물지 않은 '아햏햏'가 단지 오자에서 출발했다고 바라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김유식 사장은 '엽기문화'에 방점을 찍은 것은 무얼까?

    “‘아햏햏’의 ‘햏자’들이 누군지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90년대 초반부터 PC통신 등의 인터넷을 즐겨온 세대이며 일부 햏자는 ‘사이버 논객’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이들은 인터넷의 정보에 뒤지는 것을 참지 못합니다.”

    그들은 인터넷 문화의 중심에 서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현 문화 화두로 ‘엽기’를 선택했던 것. 인터넷에 퍼져있는 엽기사진의 메카로 디시인사이드의 엽기갤러리는 입지를 굳혔다.

    김유식 사장은 아햏햏의 열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적어도 올해까지는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햏햏의 등장으로 디시인사이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김유식 사장은 네티즌들이 많은 사진들을 갤러리에 게재할 수 있도록 서버 증설에 고민하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사이버세계를 강타하는 '아햏햏' 신드롬 : 2002-08-30

     의미도 다양한 인터넷 신조어 ‘아햏햏’ 신드롬이 사이버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신조어에 불과했던 ‘아햏햏’은 사이버 문화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www.ahehheh.com)의 등장으로 네티즌의 응집력을 갖게 된 '아햏햏'은 인터넷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햏햏’이란 말은 디지털 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의 엽기사진 갤러리코너에서 한 네티즌이 사진을 관람하고 댓글에 웃음소리 '헤헤헤'를 오타낸데서 등장했다는 게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사장의 설명입니다. 모든 용어로 대체할 수 있다는 ‘아햏햏’은 사회 현상을 규정지으려는 디지털시대의 상식을 비웃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햏햏’이라는 표현을 즐겨씁니다. 이상한 엽기사진이 등장했거나 ‘아햏햏’을 비난하는 글이 게재되더라도 ‘참으로 아햏햏하오’라는 말만 남겨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인터넷문화를 달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아햏햏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아햏햏을 따르는 ‘햏자’의 인원은 정확히 추정되지 않으나 ‘아햏햏’의 기원인 디시인사이드의 엽기갤러리 방문객이 하루 8만명임을 감안할 때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수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아햏햏'의 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음해하거나 한국을 그릇되게 묘사하고 있는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단체 행동도 보여주면서 서버를 다운시킵니다.

    심지어 하나의 게시판 글에 2천개 이상의 댓글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써놓은 댓글을 보고 또 댓글을 올리다 보면 서버가 다운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서버를 다운시킨 사이트만 20개에 이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기가수 M모씨와 10대 인기 댄스그룹인 ‘C'의 사이트를 다운시켰습니다. 특히 ’C' 그룹과 같은 경우 '햏자'들이 좋아하는 한국노래를 부르는 일본가수인 초난강을 성대묘사해 그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런 행위들은 아무런 목적없이 단순히 즐기기 위해 발생한 그릇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정치 무관심과 엽기라는, 일반 네티즌들과 공통되는 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들을 컴퓨터 앞에 머물러 있는 ‘사이버 폐인’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오래 있어 자장면이나 라면 등을 주식으로 하는 ‘면식’을 즐기며,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주침야활’ 의 생활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엽기사진을 갤러리에 게재함으로써 스스로 수행을 쌓는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사장은 “햏자의 상당수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정보통신 관련 종사자들”이라며 “특히 90년대의 PC통신시절부터 인터넷을 즐겨온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청년들이 주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2000년부터 국내 인터넷의 한 흐름을 장식했던 '엽기 문화'가 지속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6월의 월드컵 4강 신화창조에서 보여줬던 거대한 에너지가 '아햏햏'이라는 창구를 통해 지금 분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사이버세계를 강타하는 '아햏행'의 신드롬. 아직 낯설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햏햏'..새로운 놀이문화 : 2002-08-27

    최근 각 일간지에는 '아햏햏'에 대한 문화적 분석이 자주 등장한다.대부분 맞는 말이지만 '아햏햏이란 말을 남발하는 것은 언어파괴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아햏햏은 아햏햏일뿐'이라고 아햏햏을 유행시킨 디시인사이드 "http://www.dcinside.co.kr"를 중심으로 한 '폐인'들은 주장하고 있어 그 모호함은 더욱 심해진다.

    상황을 잘 모르는 인터넷 공동체들는 '아햏햏'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배척하기도 한다. 때로 '폐인'들은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으로 몰려가 특정한 곳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그 공격방식은 대개는 다름 아닌 '햏자'(디시인사이드에서 아햏햏문화를 공유하는 불특정 다수를 그들 스스로 일컫는 말)들의 놀이터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한 '햏자'들에게서 파생되어 나온 사이트나 카페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네티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중심은 대개 20대에서 30대 초반 남성네티즌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이트나 카페에서는 '아햏햏'을 인터넷의 놀이문화로 보려고 한다.

    놀이요소1 - 특정대상

    '햏자'들이 즐기는 합성갤러리에는 특정한 놀이요소가 지정되어 있다.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라는 특정상 여러 네티즌들이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는 이곳에 특히 재미있는 사진이나 합성하기에 어울리는 인물들이 바로 '필수요소'다.

    개죽이(강아지가 대나무에 올라고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 개벽이(개가 구멍난 담벼락에 목만 내밀고 있는 사진), 개구리(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음)같은 경우에는 그 대상에서 웃음을 찾을 수 있고 소피티아(원래 게임 캐릭터 이름이나 여기서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코스프레를 한 일본여자의 이름임)에서는 어이없음과 웃음이 동시에, 영화 취화선의 장승업(최민식 분)에게서는 자연스러움이, 초난강에게서는 호감이, 가끔 합성요소로 등장하는 혐오하는 정치인들이나 싫어하는 연예인들에게서는 야유가 혼재되어 있으며 두루마리 휴지는 그러한 것들을 통합상징하는 방식으로 자리잡는다.

    이것은 누군가 강제한 것도 아니며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요소'가 많아질수록 이런 놀이규칙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지만 각 요소들은 독립적으로도 재미있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파되어 나간다.

    놀이요소2 - 언어유희

    처음 이런 놀이를 접하는 사람들은 '햏자'들이 쓰는 이해 못할 말들에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 문장은 '~하오체'를 쓰면서 아햏햏, 쌔우다.(사진에 나온 벽보에서 유래된 말로 '~한다'라는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 포괄적이다.), 양심업ㅂ은, 방법한다.(어떤 할머니의 글에서 유래된 말로 모종의 저주를 내린다는 말인데 방법을 당하면 손발이 오그라진다고 한다.)등등의 말들을 적절히 구사한다.

    다른 유행어를 퍼트리려고(햏자들 표현대로라면 '쌔우려고')하는 시도도 있지만 다수의 공감을 받지 않는 한은 '놀이요소'에 끼기 어렵다. 사진 밑에 붙는 각자의 평가들도 놀이요소가 있다.

    1등놀이(처음으로 누가 글을 올리는가.), 합성놀이(합성이 아닌데도 합성이라고 한다.), 무효(각자의 취향에 따라 이유를 붙여 무효판정을 내린다.)고구마 장사가 힘들어요 백원만 주세요.(어떤 주제와는 상관없이 한번 해보는 말 중 하나. 요새는 모 CF에서 쓰인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는 말이 쓰이기도 한다.)등이 있다.

    어떤 이는 이를 '외계어'라고 말하기도 하고 '기의가 없는 기표적 언어.'라고 하기도 평가하기도 한다.이런 언어유희들은 아예 언어파괴를 하겠다는 외계어도 아니고 기표주의적이란 평가도 부분적으로만 옳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불특정 집단들이 묵시적으로 합의한 놀이문화일 뿐이다. '햏자'들은 이런 놀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아햏햏'을 남발하는 것에 오히려 불쾌감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아햏햏의 배경에 대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유치하다.'고 할지 모른다. 따지고 보면 놀이라는 게 다 그렇다. 이런 놀이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폐인'이라고 칭하는 것은 진짜 폐인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놀이문화가 결핍되어 이런 인터넷 놀이문화에 열중하는 상태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런 놀이를 다른 사이트에서 집단적으로 할 경우 하나의 항의수단으로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지킬것은 지키면서 '수햏'에 힘쓰고 '득햏'을 꿈꾸기도 한다.

    이런 사항들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았기에 꼭 맞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약간의 규칙이 있는 '놀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된다.  아햏햏이란 단어 하나는 유행으로 끝날지는 모르지만 이런 인터넷 놀이 패턴은 새로운 놀이요소가 등장하지 않는 한 꾸준히 전파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니리포터 최항기 /flyflyturtle@hanmail.net

     

     

    사이버세계 ‘2세대 언어’ 떠돈다 : 2002-08-26

    2002년 8월, 한 유령이 ‘언어의 바다’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그 유령의 이름은 ‘아햏햏 ’.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등장해 ‘황당한’, ‘어처구니 없는’의 의미를 포괄하더니, ‘모든 것을 초월한’ ‘달관한’으로까지 확장됐다. ‘아햏햏’의 번식률은 놀라울 정도다. 인터넷 곳곳에 서식지를 만들며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net) 내에만 60개의 카페가 개설되어 있으며, 각 카페 별로 만만치 않은 회원 수를 자랑한다. 처음 이 단어가 “태어났다”는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나 ‘아햏햏닷컴’(www.ahehheh.com)에는 수만 개의 관련 글과 이상야릇한(아햏햏한) 사진들이 네티즌을 기다리고 있다.

    ‘아햏햏’의 탄생은 지난 2월.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운영자 김유식씨는 “일본 여자가 일본 만화 주인공 옷을 입고 찍은 패러디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이 자유게시판에 ‘아~흑~헉헉~핵핵~아햏햏 ’이라는 글을 써 놓은 게 시초”라고 주장했다.

    ‘아햏햏’ 열풍은 소위 ‘N 세대’(인터넷 세대)끼리도 사용 언어가 분화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무슨 뜻인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언어. ‘아햏햏’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아햏햏’과 ‘아햇햇’으로 사람마다 나뉜다.

    한걸음 더 나가, 기존 문법을 깡그리 무시한 단어들이 ‘아햏햏’ 사이트에서 창조된다. 가령 ‘쌔우다’란 단어는 거의 모든 동사를 대신해서 쓰이고, ‘방법하다’는 ‘복수하다’의 뜻, ‘고구마가 안팔린다’는 말은 아예 아무 뜻 없이 사용된다. ‘없다’는 ‘업ㅂ다’로 바뀌었다. 이정도면 ‘한국어 파괴’란 비난을 받던 초기 인터넷 언어만해도 양반 소릴 들을 판이다. ‘어솨요’(어서 와요), ‘방가방가’(반가워요) 처럼 ‘구어(口語)’ 분위기를 살리는 언어가 대부분이었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시각성만 극대화된 새로운 언어, 타이포그래피(Typography·활자 디자인)로서만 의미있는 어휘들이 출현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기표(記標)만 남고 기의(記意)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한글 ‘가’를 자음 기역과 영어 소문자 r을 합쳐 ‘ㄱr’로 쓴다거나 ‘~지요’를 ‘g孝’로 쓰는 식이다. 읽어서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고, 눈으로 봐야만 의미가 드러나는 어휘들.

    ‘아햏햏’을 쓰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햏자’라 칭하고, 수햏을 통해 ‘득햏’한다고 한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스스로를 ‘폐인’으로 부르며 ‘하오’체로 글을 쓴다. ID '햏자가 되고 싶다’(이들은)는 사람은 “아햏햏 같은 단어들은 나의 ‘귀차니즘(귀찮다+ism=모든 것을 귀찮게 여기는 태도)’을 해소시켜 주는 좋은 도구요. 말을 줄이고 득도를 하면 ‘햏자’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은 듯 싶소.”라고 썼다. 네티즌 ‘보햏자’는 “밤마다 잠이 안와서 여기 들르오. 할 일 없는 중생이 이런 일 밖에 더 있소”라고 했다. 사회와 소통의 지점을 찾아내지 못한, 생활 반경 자체가 집안으로 규정되고 전용선만 연결되어 있으면 ‘외톨이’라도 외롭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언어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아햏햏’는 요즘 또다른 변이과정을 겪고 있다. 스스로의 방문을 열고 나와 남들의 방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 특히 대중들이 분노할 만한 사안과 관련, ‘햏자’들은 수천 개의 리플(댓글)을 짧은 시간에 올리는 방법으로 해당 사이트를 다운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서울대 정보커뮤니티 ‘snulife.com’(한 서울대 생이 40만원 이하로는 과외비를 받지 말자는 글을 올린 이후), ‘USA-baby.co.kr’(원정 출산을 가고자 하는 어머니들의 모임’ 등이 그 과녁이 됐다. 최근엔 오프라인 MT(소위 ‘전국햏자도원 결의대회’)와 소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언어적 히피’들이 서로간의 소통의 지점을 찾아내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지, 아니면 인터넷 상에서 시효를 다한 ‘유령’으로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魚秀雄기자 jan10@chosun.com

     

     

    인터넷 세상 '아햏햏 열풍' : 2002-08-19


    인터넷 세상 '아햏햏 열풍'


    긍정·부정·기쁨·좌절등 다양한 감정표현 함축

    호남사람들이 가장 잘 쓰는 말이 '거시기'다. 이 말은 원래 '그것'이라는 지시어로 쓰이는 방언이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의 '거시기' 화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거시기, 오늘은 꼭 아버님댁 가봐야 하는디", "거시기가 아파서 오늘은 집에서 쉬어야겄다" "그놈 참 거시기하네" 이런 식이다. 발화를 위한 감탄사 역할도 하고 무엇인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나 대상을 지칭할 때도 쓰인다.

    최근 인터넷에도 '거시기'와 같이 아주 다양한 용법으로 구사되는 단어가 등장했다.바로 '아??'이다. 딱히 한마디로 의미를 말할 수는 없다. 긍정, 부정, 기쁨, 좌절 등의 감정이 함축된 다의어다. 이 단어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도 때도 없이 이 단어를 사용한 게시물이 뜨고 있다.

    상습적으로 어휘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어느덧 무리를 이루고 공력을 쌓기 위해 인터넷에 수련장까지 만들었다. 사이버 공간에 새로운 종족이 탄생한 셈이다.

    ◇초기에는 리플에 목숨 걸던 사람들=

    단어의 발생은 역사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발생지를 디지털 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카인사이드(www.dcinside.com)로 보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구매정보와 사용 후기 등을 모아놓은 이 사이트에는 엽기스러운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있다.

    엽기적인 게시물들이 많다는 입소문은 네티즌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이 몰리며 인기를 얻자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한 스포츠신문에서는 출입하는 길과 잠자는 자리 이외에는 온통 방안에 쓰레기로 가득차 있는 사진을 '최고의 폐인' 게시물로 뽑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겨우 이 정도로 폐인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자신의 폐인성을 극대화한 엽기사진들이 마구 게시됐다. 경쟁이 붙자 네티즌들은 하루종일 PC앞에 매달렸다. 하나의 폐인 게시물이 나오면 몇분도 안돼 리플이 수도 없이 붙었다. 이들이 바로 단어의 초기 추종자인 '리플족'. 게시물이 뜨자마자 가장 먼저 리플을 다는 것을 긍지로 여기는 인간들이었다.

    ◇단어의 탄생과 뱅옥대첩=

    최고의 리플 공력을 자랑하던 익명의 네티즌이 있었다. 이 사람이 갑자기 문제의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언뜻 오타로 보이지만 다른 리플족들은 고수의 어휘 하나도 놓칠 수가 없었다. 습관처럼 이 단어를 사용하는 추종세력이 늘어났다. 역사가 깊은 'ㅋㅋㅋ'등의 채팅 언어도 이 단어로 대체될 정도였다. 인터넷판 '거시기'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단어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자신들을 '햏자'로 지칭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들은 하나의 대사건을 계기로 뭉치게 된다. 바로 뱅옥대첩이다. 국내 유수의 S대학에 다니는 안뱅옥(가명)이라는 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우리 S대생들은 한달 과외비를 40만원 이하로 받지않는 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매일매일 첫번째 리플을 올리기 위해 인터넷을 방황하던 추종자들이 이 게시물을 그냥 지나칠리는 만무했다. 수많은 비판성 리플이 쏟아져나왔다. 공력이 높은 무리들은 안뱅옥 학생의 여자친구 프로필까지 리플로 달며 그의 생각에 반기를 들었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전쟁인 '뱅옥대첩'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꿈★은 이루어진다=

    뱅옥대첩을 계기로 추종자들은 내실을 기하기 위한 활동에 돌입했다. 디카인사이드에 더부살이하던 이들은 인터넷에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했다. 최근 오픈한 사이트(www.ahehheh.com)가 그들의 영토다. 한곳에 모인 추종자들은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해당 단어와 관련된 논문과 저작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지역모임과 번개모임도 자주 갖는다.

    공력을 쌓기 위한 수련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일부는 국어사전에 문제의 단어를 올리기 위한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들의 구호는 '세상이 뭐라 해도. 나는나!!'. 오타처럼 보이는 이 단어는 사실 N세대와 W세대 등으로 대표되는 신세대 네티즌들의 개성과 몰입성을 표현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언어인 셈이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아햏햏"을 아시나요? : 2002-08-19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통신용어는 '아햏햏'다.

    디지털카메라 관련 인터넷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엽기 게시판에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수년간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엽기'의 바톤을 넘겨받았다. 국어사전에 등록되지 않았을 뿐더러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단어는 '아주 기쁘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은 경우'를 나타내는 감탄사로 사용되다 최근에는 황당함.어리둥절함 등을 나타내는 단어로도 쓰이고 있다.

    네티즌 김세나(26)씨는 "처음에는 친구끼리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기분 좋은 하루가 되라'는 뜻으로 '아햏햏한 하루가 되라'는 형태로사용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조금 허탈하거나 당황스러울때도'아햏햏하다 '고 표현하는 등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일부 계층에서 사용하던 이 단어는 최근 대부분의 홈페이지나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으며 '아햏햏'전문 홈페이지(www.ahehheh.com)도 등장했다. 10대와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 단어가 급속히 확산되자 한글문법 상에이 단어를 추가하자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이런 연장에서 인터넷이 만들어낸 새 문화유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리플족(族)'이다. 리플은 게시판에 올려진 글이나 전자우편에 대한 답글(Re:)을 의미한다.

    리플족은 답글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네티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보다 1초라도 먼저 답글을 올리는 것.때문에 답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올리는 시간에 따라 더 큰 희열을느낀다. 이를 위해서 리플족은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24시간 PC앞에 앉아있기도 한다. 이 가운데는 직업도 없이 게시판만 쫓아다니는 전문 리플족만도 수천명에 달하고 있다.

    인터넷이 일상 생활로 자리잡은지 5년이 지나면서 우리 생활에 가져온 변화는 크다. 어솨요(어서오세요), 안냐세요(안녕하세요) 등 기존의 맞춤법은 무시한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는가 하면 '엽기토끼'에서 비롯한 엽기문화까지 만들어졌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새로운 문화의 특징은 기존의 가치나 규범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시도라는 점이다. 이에따라 초기에는 언어질서 파괴, 기존 세대와의 의도적인 단절 등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입장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활속에 깊숙히 파고 들수록 이런 문화 흐름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센터 이수진 연구원은 "이러한 모습은 비록 인터넷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사용함으로써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고 자신을 표현하려는 시도로분석된다"며 "인터넷이 가진 익명성은 네티즌의 물리적인 모습은 감추지만 그 안에서 심리적인 모습은 오히려 더 드러내려는 네티즌의속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날개 기자 wings@mk.co.kr

     

     

    [iWeekly]

    엽기단어'아햏햏' On,Off서 大유행 : 2002-08-20

     

     

    사이버 신인류 ‘아햏햏族’ : 2002-08-03

     인터넷 신인류 ‘아햏햏’족이 뜨고 있다. 헛웃음이 나는 황당한 상황을 가리키는 신조어인 아햏햏(발음은 ‘아햏햏’ 혹은 ‘아핵핵’)이란 표현을 e-메일 등에서 습관처럼 자주 이용하는 아햏햏족들은 사진합성을 즐기고 집단 사이버시위를 벌이는 등 독특한 동류의식으로 뭉쳐있다.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조차 힘든 그들만의 고유언어를 사용하며, 때때로 인터넷 시위를 벌이는 아족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본다.

    ◈‘아햏햏’은 어떻게 탄생했나〓의도적인 오타가 아문화를 낳았다. 인터넷 디지털 카메라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dcinside.com)’에 올라온 엽기적인 그림을 보고 한 이용자가 장난삼아 ‘아햏햏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표현과 글자 모양이 ‘재미있고 신선하다’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후 인터넷에서 아햏햏이란 ID가 도처에 등장했다. ‘나는 아햏햏’ ‘아햏햏스럽다’ 등 명사, 동사, 형용사 뿐 아니라 ‘아햏햏하세요’라는 인사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홈페이지(ahehheh.com)까지 생겼다.

    ◈‘아햏햏족’들의 사이버 시위〓자폐적으로 보이는 ‘햏자(아햏햏주의자)’들은 다른 사이트에 무차별로 게시물을 도배해 마비시키는 ‘핵티비스트’(Hacking+Activist)’이기도 하다. 이들은 게시판에서 ‘햏자 적’으로 지목되는 사이트가 떠오르면 일제히 공격해 하룻 밤사이 5000~1만개의 게시물을 퍼부어 마비시킨다. 최근 과외비 담합 게시물이 올라왔던 서울대 ‘SNU라이프’ 사이트를 다운시킨 것도 이들이다. 미국원정출산 사이트 ‘USA베이비’, 일본정보 사이트 ‘재팬짱넷’ 등도 대표적인 희생 사이트. 이들은 이런 사이버 시위를 통해 여론파급력이 뛰어난 인터넷의 ‘오피니언 리더’로 떠올랐지만 지나친 집단 테러주의란 비판도 받고 있다.

    ◈‘아햏햏족’들은 어떤 사람〓현재 아햏햏 사이트(ahehheh.com)의 동시접속자수는 평균 500명을 넘어 인터넷 전문가들은 골수 아햏햏족만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10여개의 전국 지부모임도 있다. 이들의 원조격인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음울하거나 자폐적일 줄 알았던 자들을 직접 만나보니 생기발랄한 대학생이거나 말끔한 정장차림의 인터넷회사 직원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kr

     

     

    ‘아햏햏’ 모르면 사이버 왕따 : 2002-07-31

    ‘아햏햏’을 아십니까’

    1999년 인터넷을 휩쓸었던 ‘엽기’에 이어 올들어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사이버공간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단어는 뜻도, 발음도 알 수 없다는 게 특징. 보는 사람에 따라 감탄사도 되고, 의성어도 된다. 형용사든 명사든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대로다. 칭찬일 수도 있고 욕하는 말일 수도 있다.

    이 말이 생긴 곳은 디지털카메라 전문사이트 디시인사이드( www.dcinside.co.kr의 ‘엽기갤러리’다. 지난 2월 이 갤러리에 한 여자조각상을 껴안고 해괴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의 사진 옆에 ‘아햏햏’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던 게 시초였다.

    모습까지 해괴한 이 단어는 놀랍게도 그때부터 네티즌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급기야는 ‘아햏햏’( www.ahehheh.com이라는 사이트까지 생겼다.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들은 스스로를 ‘자햏자’ 혹은 ‘행자’라고 부른다. ‘행자도원’이라는 커뮤니티도 생겨났다. 얼마전엔 ‘세상이 뭐라하든 나는 나! 아햏햏이요’라고 적힌 티셔츠까지 나와 인기를 끌었다.

    아햏햏의 뜻은 뭘까 ‘굳이 뜻을 알려 하지 말라’고 그들은 말한다. 게시판 한쪽에 실린 도저히 뜻을 알 수 없는 이 글이 그 뜻을 짐작하게 해 줄 뿐이다. ‘저런 아햏햏한 아햏들이 아햏햏을 아햏하기를 아햏하오, 아햏햏.’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아햏햏' 사이버공간 지배한다 : 2002-07-21

     수년간 풍미한 단어 '엽기'와 바통터치

    사이버 공간은 아햏햏 열풍이다.

    마치 지난 수년간 풍미했던 ‘엽기’라는 단어를 대체하려는 듯 모든 수식어가 이 단어로 이루어진다. 뜻도 발음법도 알 수 없는 이 단어는 최근 네티즌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어디에 쓰는 말인고?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네티즌들은 엽기적일 때, 웃길 때, 혹은 가슴아플 때 조차 이 표현을 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도 ‘아햏햏한 놈’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엽기적이다’라는 말로 대부분의 감탄사를 대체했던 네티즌들은 이제 ‘아햏햏하다’라는 말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원지는 디시인사이드의 엽기갤러리.

    아햏햏 문화의 진원지는 디시인사이드내의 엽기갤러리.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을 이용해 엽기사진을 올려놓던 네티즌들이 지난 2월, 여자 동상을 끌어안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표정을 담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 속 주인공 머리위에는 ‘아햏햏’라는 글자가 마치 웃음소리인양 합성돼 있었다.

    이후 이 작품은 곧 엽기갤러리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 네티즌들은 패러디 사진을 만들 때마다 이 단어를 새겨넣었고 다른 작품을 평가할 때도 사용했다.

    ◆네티즌은 열광한다.

    아류작품이 속속 만들어졌고 압권은 영화 <취화선>의 패러디였다. 특히 포스터에 쓰인 장승업의 해탈한 듯 웃는 표정과 “세상이 뭐라해도 나는 나, 장승업이오”라는 독설은 ‘아햏햏’가 주는 뉘앙스와 절묘하게 어울렸고, 이것이 바로 네티즌이 표현하고 싶어했던 대사였다.

    아햏햏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해 대부분 사이트의 게시판에서 보이고 있다. 일부 마니아급 네티즌들은 따로 회비를 걷고 글자를 도안해 ‘아햏햏티셔츠’를 제작ㆍ공동 구매하기도 했다.

    일부 쇼핑몰업체는 이 단어 도안을 표절한 티셔츠를 판매하다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문 공지와 함께 판매중지를 했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사이버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준 단어

    디시인사이드측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한글파괴는 아니고 단지 유행에 불과하다. 오히려 동호회 커뮤니티가 이 단어를 통해 활성화되고 더욱 견고해졌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사이버 문화평론가 한기현씨(29)는 “아햏햏는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모든 철학이 담겨 있으며, 이만큼 절묘하게 사이버 문화를 전해주는 단어는 없었다. 이명박 시장 패러디 사진 시리즈에서 보듯 기득권에 대한 저항정신을 함유하고 있고, 이것은 사이버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단언한다.

    한씨는 또 “이 단어를 생산한 네티즌 그룹은 이미 사이버 문화를 직접 생산하고 향유하는 인터넷의 지배자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설령 한시적인 유행으로 끝나더라도, 그 안에 내재된 ‘상징의 문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중훈 기자
    gangsimjang@dailysports.co.kr

     

     

    '아햏햏' 티셔츠 인기 : 2002-07-17


    마음을 비우니 돈다발이 찾아든다.

    수익을 노리지 않고 동호회 회원들끼리 입을 요량으로 재미삼아 만든 티셔츠들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 월드컵 개막 전 붉은악마 응원단이 소량 제작했던 'be the reds' 티셔츠가 전국민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올라 수백만장이 팔려나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런 티셔츠들은 유행어를 한글로 인쇄한 데다 디자인까지 다양해 그동안 전무하다시피한 한글 티셔츠 양산에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붉은악마 티셔츠의 명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은 인터넷 패러디 뉴스사이트 딴지일보가 만든 '우리는 강팀이다' '대한민국' 등의 티셔츠. '우리는 강팀이다'는 월드컵 기간에 이 사이트에 연재됐던 글의 제목. 한국이 거둔 성적은 당연하며 남의 눈치볼 것 없다는 요지의 글들이 네티즌의 엄청난 호응을 얻자 '우리는 강팀이다 스피릿뜨 계승 후원회'라는 재미난 이름의 모임이 결성됐다.

    두 티셔츠는 이 모임의 첫 사업 결과다. 당초 이 사이트에서는 "티셔츠 판매가 주업이 아니니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으나 2주 만에 무려 8,000여장이 팔려나갔다. 아직도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얼마나 더 팔려나갈지 미지수다.

    홍보팀의 장은영씨는 "600장 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문이 폭주해 당황했다"며 "해외에서의 단체주문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히트작은 '아햏햏' 티셔츠. 다양한 의미로 쓰이며 인터넷 공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신조어 '아햏햏'(본지 13일자 31면 보도)이 새겨진 티셔츠다. 한 네티즌이 만들어 동호인끼리 돌려 입으려던 것이 반응이 좋아 1개월 사이 3번의 공동구매까지 했다. 지금까지 팔린 티셔츠는 500여장. 인기가 있다 보니 벌써부터 '독점판매'를 사수하려는 동호회의 움직임까지 보인다.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임의로 판매하다가 동호회 회원들에 의해 판매가 중지된 것.

    티셔츠를 처음 디자인한 김인욱씨(27·회사원)는 "처음에는 장난삼아 만들었던 것"이라며 "마음이 맞는 사람이 티셔츠 수만큼 많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달 중에 시작될 4차 공동구매에서는 4가지 색상과 민소매 디자인을 포함한 다양한 티셔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찬호 기자 hahohe@hot.co.kr  

     

     

    이번엔 '명바기 시리즈' 인터넷 활개 : 2002-07-12

    네티즌 엽기 장난에 이명박 단골소재

    ‘월드컵도 끝나 심심했는데..’

    태극전사들을 영화포스터와 합성해 승리를 기원하는 등 절묘한 아이디어로 감탄을 자아냈던 네티즌들의 엽기 패러디 문화가 잇따른 돌출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이명박 서울 시장으로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패러디 사진은 최근 인터넷 엽기 갤러리 등에 인기를 얻고 있는 ‘기차표 예약하는 이명박시장’이 대표적. 이 합성 사진은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는 한 시민의 사진에 이 시장 얼굴을 덧붙인 것. 네티즌들은 이를 ‘시정을 돌보지 않고 놀러간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이 시장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특히 이들 합성사진 속에 비웃는 듯한 어감을 주는 ‘아햏햏’라는 단어를 집어 넣었다. 4개월전부터 사이버공간에 떠오른 ‘아햏햏’란 말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엽기적인 상황 ▲어이없이 웃길 때 ▲혹은 조롱하고 싶을 때 ▲재미있다고 느꼈을 때 ▲멋지다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포괄적으로 쓰이는 인터넷 신조어. 이 경우 아햏햏한 이명박 시장이라면서 걱정스런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인 패러디하기’는 디지털카메라 정보교환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가장 최근에는 히딩크 감독이 이 시장에게 “담부터 그러지마”라고 훈수하는 합성사진이 인기를 모았다. 그 앞에서 마치 히딩크의 골세리머니인 어퍼컷을 맞은 것처럼 멍든 얼굴로 잘못을 비는 이 시장의 모습은 네티즌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또 월드컵 거리응원 사진 중 화제를 모았던 팬티바람에 망토까지 걸친 한 응원단의 모습에 이 시장 얼굴을 합성해 ‘돌출행동으로 눈길을 끄는 행태’를 풍자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이명박 시장을 패러디하고 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월드컵으로 한껏 부풀었던 ‘업그레이드 코리아’에 대한 기대감을 한순간에 실망으로 뒤바꾼 정치적인 행동 때문이다. 네티즌 ‘Ahehheh’는 “이명박이라서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했으니까 욕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시장은 태풍으로 수재가 났을 때도 개인적인 용무로 부인의 사모임에 참석하는 등 그동안 서울시장답지 않은 행동때문에 네티즌들의 집중 비난 대상이 돼왔다.

    김중훈 기자 gangsimjang@dailysports.co.kr

     

     

    '아햏햏' '스타피쉬'... 신조어 새강자, 뜻. 어원 없이 등장 : 2002-07-12



    "아햏햏하는 놈이 참 아햏햏하게 아햏햏하는군."

    "그러게…. 정말 스타쉬피스한 경우구만."

    인터넷 신조어의 강자가 바뀌었다. 전에 떠돌던 '방가방가(반가워요)' '애끼 업으면 쪼시다요(애인 없으면 만날까요)' 정도는 애교에 불과하다. '아햏햏'과 '스타쉬피스'가 그 주인공. 이들 단어는 명사, 동사, 형용사를 가릴 것 없이 어떤 자리에라도 끼어들어 새로운 의미의 말을 만들어 버린다.

    두 신조어의 위력은 네티즌의 반응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호응이 높은 것은 물론 다수의 마니아까지 확보하고 있다. '아햏햏'은 아예 '아햏햏 홈페이지(사진)'까지 갖고 있고 마니아들이 '아햏햏'이라는 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주문해 살 정도. 금방이라도 관련 상품들을 쏟아낼 기세다.

    두 신조어가 처음 인터넷에 등장한 때나 작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 뜻도 단어들의 발생기원만큼이나 오리무중이다. 인터넷 유머 게시판들에 이 말들이 나돌며 화제가 되자 작자들이 뜻을 설명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지만 그조차도 애매하다. 작자들에 의하면 이 신조어들의 뜻은 한마디로 '뜻이 없다'는 것. 어디에 끼워 넣어도 말이 되는 호남 사투리 '거시기'와 비슷한 용도다.

    예를 들어 "거참 스타쉬피즈네"라고 한다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상태나 생각에 따라 '기분 좋네', '바보같네'등의 수없이 많은 의미로 두루 쓰일 수 있다. 의미가 전혀 통하지 않을 것 같지만 분위기 파악만 하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눈치 없이 "아햏햏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바로 '왕따'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 신조어들은 '모든 사람을 알고 있지만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돼버리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신조어의 유행에 반발하는 네티즌도 적잖다. '누군가를 고립시키려는 좋지 않은 의도가 담긴 것(ID 진눈깨비)'이라거나 '할 짓이 없어 한심한 짓으로 인기를 얻으려 한다(ID DDD)'며 무의미한 '바람'을 비판하고 있다.

    마니아들과 비판자들로 둘러싸인 이들 신조어가 지금의 여세를 몰아 비판을 잠재우고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한순간의 유행으로 스쳐가 버릴지 관심거리다.

    이찬호 기자 hahohe@hot.co.kr